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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마주 보게 될 우리.
기분이 묘했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차올라 멀미를 하는 것처럼 가슴이 울렁거렸다.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던 해리는 씩 웃으며 천천히 돌아섰다.
“어…….”
그 순간, 그는 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지 않고 오히려 그대로 잡아당겨 해리가 그의 가슴에 폭 안기고 말았다. 맞닿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듯 격렬하게 뛰는 심장이 그의 심장인지 제 심장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정리가 안 돼서 못하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대충 알 것도 같았다. 지금 제 마음과 다르지 않다면,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 때문에 마음이 무척이나 복잡한 상태일 테니까.
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팔로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꺼내지 못한 말, 건네지 못한 대답을 마음으로 느끼며 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를 안고 있었다.
“갈게.”
태경이 해리의 어깨를 움켜쥐며 몸을 떼어냈다. 뭔가 아쉬운 듯 입술을 달막거리던 해리는 갈 준비를 마치고 옅게 웃는 그를 바라보며 말없이 눈을 끔벅였다. 그때, 그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해리는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곤 소심하게 그의 셔츠 끝단을 움켜쥐었다. 왜 그러냐는 듯 그가 눈썹을 씰룩이자 해리는 숨을 크게 한 번 고르곤 발꿈치를 세워 그의 입술에 그대로 입을 맞춰 버렸다.
이대로 보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정체 모를 감정에 휘둘려 충동적으로 입을 맞춰 버린 것이다. 밤이라서 그런 걸까? 뭔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린 것만 같았다. 닿았다가 금방 떨어진, 키스라기엔 너무 담백한 입맞춤이었지만 해리는 목에서부터 열기가 올라 귀까지 새빨개져 버렸다.
그가 웃었다. 가지런한 이가 드러날 정도로 맑게 웃었다. 해리는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할까 봐 마음이 급해져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대문을 밀고 들어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