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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친구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었던 시현이 대학선배 이준에게 차이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지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자신의 곁에서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결심을 한다. 하지만 커다란 벽이 버티고 있었으니. 그것은 시현이의 이상형이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라는 것. 하지만 지운의 별명은 “까칠대마왕.”,“B형의 지존.”,“건드리지 마시오.”등등으로 그야말로 그의 성격은 까칠의 결정체였다. 시현의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달콤한 남자로 변하기 위한 까칠한 늑대, 지운의 노력이 시작됐다.
“까짓 거 달달한 남자가 돼주면 될 것 아냐?”

4차원에 엽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성격의 소유자 지인, 하지만 매력이 철철 넘치는 그녀다. 그리고 그런 지인에게 딱 걸린 매너 남 이준. 여자들에게 자상하고 친절한 이준이지만 지인 앞에서는 꼼짝을 못하게 된다. 저런 여자는 처음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지인에게 점점 빠지게 되는 이준이다.
- 끌려 다니면 어떠냐? 좋은 걸.

지운과 시현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와 이준과 지인의 코믹한 사랑 이야기.

<본문발췌>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어떡해?”
“너 올지도 모르잖아.”
“어이구. 오늘 안 갔으면 내일까지 기다렸겠다.”
“그럴지도.”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지운을 시현이 째려보자, 지운이 딴 짓을 한다. 발로 열심히 모래장난을 하고 있는데 풀이 죽은 시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속상하단 말이야.”
“…….”
“네가 나 때문에 그러는 거.”
피식 웃은 지운이 풀이 죽어 있는 시현을 보다가 손을 들어 시현의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았다. 입을 삐쭉 내밀며 머리카락을 정리한 시현이 앞만 본 채, 중얼거리듯 지운에게 말했다.
“바보.”
그러자, 지운 역시 곧바로 대답을 해준다.
“멍청이.”
둘은 언제나 그랬듯, 유치한 말싸움을 시작했다.
“좀팽이.”
“저질.”
“쪼다.”
“무지랭이.”
“븅.”
“사랑해.”
나와야 할 말이 안 나오고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오자 시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운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네에 앉아 몸을 숙인 지운이 삐딱하게 고개만 틀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게 들어온다. 은은한 미소까지 띤 채 말이다. 그 미소에 멍해진 시현이 지운을 내려다보는데 지운이 고개를 숙인 채 조금 더 큰 미소를 띠더니 시현이 사다준 두유를 단번에 마셔버렸다. 눈을 몇 번 깜박이던 시현이 고개를 숙여 신발 끝을 바라보는데 어느새 일어난 지운이 빈병을 흔들며 뒷걸음질을 친다.
“내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