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 채주영
서른 줄에 접어든 동네 커피가게 사장으로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은 CEO이지만
알고 보면 4차원 한량사장이다.
얼굴로 커피를 팔지만 대부분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기고
빈둥거리는 게 하루 일과이다.
가끔 24시간 중 20시간을 자는 능력자로
겨울에는 겨울잠까지 잔다.
요구르트 마니아.
외모는 정상에 가까우나 정신상태가
살짝 메롱한 상태가 대부분으로 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가끔 무서울 정도로 제정신일 때는 그 누구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풍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 년에 잘 해야 한두 번 정도 밖에 안 되는 연례행사일 뿐이었다.
평소에 그는 늘 맹한 상태를 유지했다.
낮잠에서 살짝 깬 맹한 눈을 한 사자 같다고나 할까?
그녀의 이름 서해령
이십대의 끝자락에 서 있다.
까만 피부 덕분에 그녀의 별명은 늘 까만콩이었다.
오늘도 피부 태닝했냐는 소리를 세 번이나 들었다.
까만 피부와 그럭저럭 생긴 외모 때문에
늘 예쁘고 반짝거리는 것을 찾는다.
그녀는 까마귀와 비슷했다.
자신은 까만 게 아니라 피부가 구릿빛이라 우기는 그녀.
사실 구릿빛 피부가 더 남성미 철철 넘쳐흐르게 느껴지는 지
그녀는 잘 모르고 있었다.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자신의 외모를 아무리 가꾸어 봤자
거기서 거기란 것을 오래 전에 깨달은 후
음식들을 예쁘게 꾸미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하고 살고 있다.
특별할 것 없던, 평범한 일상에서
어느 날 맨발의 천사를 주운 후 그녀의 일상은
특별해 졌다. 아니, 조금 이상해지고 있다.
[본문 중에서]
그의 콧등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더니 해령이 손부채로 그에게 바람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가 입을 오물거리던 채로 씩 웃었다. 그러더니 귓가에 삐져나온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에 곱게 꽂아 주었다. 살랑 봄바람이 그녀와 그 사이에 불자 주영은 그녀가 사랑스럽다는 표정을 얼굴에 그대로 드러내며 속삭였다.
“구레나룻 나왔다.”
귀밑머리거든?
순간 열이 치솟아 오른 해령은 또 다시 자책했다.
왜 하느님은 저런 인간을 제 애인으로 주셨나요? 네?
율겸이
명랑 쾌활하지만 낯을 가리며
다이어트에 심취해 있지만
살이 빠지지 않음에 절망하고 있다.
▶출간작
〈선인장, 고슴도치를 만나다〉
〈그녀, 그를 뒤덮다〉
〈그대로 멈춰라〉
그 외 다수의 이북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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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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