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네. 예쁘네요. 옆집에서 꺾어 온 거예요?”'해령의 입에서 나온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그의 손에 들려있는 하얗고 탐스런 목련 꽃을 바라보는 눈길은 따스했다. 깨끗한 크림색의 목련은 어떻게 보면 소프트 아이스크림 같기도 했고 신부의 드레스 같기도 했다.'“아니. 따 왔어.”'가지가 그렇게 생생하게 이어져 있는데 그게 따온 거라고? 이게 사과니? 따오게?'주영의 언어표현은 늘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고는 했다. '“옆집에서 뭐라고 하면 어쩌려고 이렇게 꺾어 온 거예요?”'“허락 받았어. 꽃잎 하나만 따가겠다고.”'“꽃잎이 아니라 이건 꽃송인데요?”'“암튼 나는 허락 받았어. 그래서 말인데 너한테 선물로 줄게.”'“나한테요?”'“응.”'옆집 아줌마한테 수줍은 듯한 미소를 흘려가며 얻어낸 허락일 것이 분명할 텐데도 어쩐지 해령은 기분이 좋았다. '“왜요?”'“고마워서.”'그럼 돈을 줘요. 아니면 골드카드를 주던가!'그녀의 속마음을 읽었던 것인지 생각보다 로맨티스트인 주영이 해령의 귓가에 커다란 목련을 꽂아주었다. '“예쁘다. 그치?”'그런 말을 대놓고 들으니 해령은 귓불이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워했다.'아잉, 그런 말은 우리 둘이 있을 때 멋진 키스와 함께 하는 거라고요.'오랜만에 들어보는 달달한 말에 해령은 이미 넋이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주영의 그 말에 가게 안에 있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어서 해령은 더욱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었다.'“종우야, 카메라 없냐?”'“아, 있어요. 잠깐만요.”'“뭘 사진까지 찍어요.”'그러면서 어느새 거울까지 꺼내 든 해령이 귓가에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귀에 잘 꽂아 정리했다. '“아니야. 예쁜 건 남겨둬야 해.”'오늘따라 예쁘다는 형용사를 남발하자 해령은 어느새 입이 귀에 걸렸다. 사실, 예쁘다는 말은 세계 모든 여자들에게 통하는 말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아이든 아줌마든 여든을 먹은 할머니든 말이다. '그의 요구에 따라 포즈를 취하며 해령이 예쁜 척을 했다. 그 덕에 해령은'“그렇지. 바로 그거야. 이거 아주 모델이 따로 없는데?”'라는 어이없는 칭찬까지 들었다. 그렇게 몇 컷의 사진이 찍히고 그것을 확인하던 해령은 분노에 차 그의 목을 졸라버렸다. '이런 썩을!'그 다섯 장의 사진에는 모두 그녀의 귀에 꽂혀있던 목련만 클로즈 업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