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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더 이상 저를 당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여왕으로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보지 마십시오.”
“네?”
지귀의 몸이 굳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영문인지 그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도대체 황제를 황제라 부르지 말라니, 도대체 이것은 어느 나라의 법도이며, 감히 황제께서 명하셨다고는 하나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전혀 서지 않는 지귀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덕만을 살폈다.
“황제로 보지 말라 하심은? 도대체 그 말씀의 저의가 무엇이시고,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내 이름은 덕만이요. 성은 김입니다. 아버지는 진평왕이시나, 그러한 것은 잠시 잊어 두시지요.”
“덕만이요?”
“예.”
덕만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름을 들으니 과거 자신이 어린 시절의 공주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저를 그리 불러 주시면 되는 겁니다.”

여왕이고 싶지 않은 여인, 백성이고 싶지 않은 사내.
두 사람의 뜨거운 사랑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