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10년 이란 세월 동안 마음의 문을 꼭꼭 걸아 닫고 살아 온 이은영
그녀 앞에 생부에게 태어나기 전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상처를 가진 알렉스가 나타나면서 그 두사람이 서로의 사랑을 이뤄나가는 이야기.
<본문 중에서>
"난 말이에요, 아무 것도 당신한테 약속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요."
"지금 당장 당신 보고 날 좋아하라는 말 아니에요. 당신도 내가 싫지 않다면 생각만 해 달라는 얘기에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게 알아요."
"뭘요?"
"나로 인해 당신이 입을 상처의 크기요."
"난 그 딴거 하나도 안 무서워요. 그런 게 무서웠다면 이렇게 당신 찾아 오지도 않았을 거에요."
"그래도 난 당신이 더 늦기전에 나에 대한 그 마음 접었으면 좋겠어요."
알렉스에게 마음을 접으라고 말하는 은영의 표정은 절실함 그 자체였다.
"은영씨!"
은영의 절실함만큼 알렉스도 은영에 대한 그 마음이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았다. 그런 그의 마음을 읽은 은영은 흔들리면서도 그에게 여지를 주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
"솔직히 말할게요. 사실은 나 당신한테 관심 있어요."
은영의 그 한마디에 알렉스의 표정은 순간 환해졌다. 하지만 은영은 그런 알렉스의 반응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관심이란 게 오롯이 당신에 대한게 아니에요.내가 당신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오로지 당신의 음색이 그 누군가를 닮았기 때문이에요."
"무슨 얘기에요?"
은영에게 묻는 알렉스의 목소리는 낮았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요? 호텔 앞에서 부딪혔었죠?"
"기억해요."
"그 날 내게 괜찮으냐고 묻던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난 놀랐어요. 내가 아는 그 누군가의 음성과 너무나 똑같아서....... 그리고 그 누군가는."
"그만!, 그만 해요. 그리고 그 누군가라고 말하는 걸 보니 이미 지나간 과거 같은데, 난 당신의 과거 따위 상관 하지 않아요. 어차피 나를 만나기 전이니까요. 난 지금이 중요해요."
"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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