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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새로운 출발, 뒤늦은 처음.

긴장 너머 살짝 들뜨는 이 감정을 ‘설렘’이라 부른다면,

일상을 더 즐겁게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풋사랑을 접고 새로운 생활을 준비하는 희주.

길지 않은 대학생활의 마지막 학기는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그녀 앞에 펼쳐진 또 다른 길은 설렘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희주 앞에 나타난 또 한 명의 ‘진우’.

“선배, 진짜 저 좋아하는 거 맞죠”

“이제야 알아주니 참 빠르네, 은희주.”

이제, 새로운 사랑을 만나러 갑니다.

2. 작가 소개

최수현

필명은 연하늘빛.

다시 생각나고, 또 읽고 싶어지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 출간작

기다려줄래

그 여름, 나는

당신의 자리

▣ 출간 예정작

취향의 문제

기억하나요?

그곳에 네가

3. 차례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4. 미리 보기

만약 진우가 곁에 있었더라면 서로가 납득할 만큼 서서히 시간을 두고 정리를 했을 테지만 진우는 얼마 전까지 군대에 있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부대에 있는 사람을 찾아가 ‘너랑 이제 너무 가까이 지내는 건 그만둬야겠어.’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아예 피하기에는 누가 봐도 의아할 만큼 우리는 붙어 다녔었고 나 역시 한번은 얼굴 보고 인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고심했다. 결국 이전과 같지 않음을 고하는 순간은 복학을 며칠 앞둔 오늘에서야 자리가 마련되었다.

“너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내가 이런 것도 너한테 일일이 허락 맡아야 하냐?”

진우는 화를 내고 나는 웃었다. 그 순간의 감정은 매우 복잡했지만 나는 밝게 웃었다.

충동이라면 충동이겠지만 1년여 전, 마지막 면회를 가던 날 진우에게 뒤늦은 고백이나 한번 해볼까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금방 그 마음은 접었다. 단순히 길가다 마주치는 것을 어색해질까 걱정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내가 진우에 대한 마음을 버리기로 한 만큼 진우도 그러기를 바랐다. 내가 만약 고백을 하게 된다면 진우는 두고두고 괴로워할 걸 잘 알았다. 걔는 천성이 여린 편이었으니까.

“허락은 아니라도 말은 미리 했어야 하는거 아니야?”

“무슨, 오랜만에 봐서 왜 이래? 뭐 그렇게 중요한 거라고. 너나 빨리 신청해. 나는 다 끝냈으니까.”

“야, 나 진짜 서운하다.”

“서운할거 참 천지야.”

내가 웃으며 일어섰다.

“나 이제 가야겠다. 오늘 아빠 가게 가야 해서.”

“너 정말.”

생각해보니 진우를 두고 먼저 일어난 것조차 기억에 거의 없는지라 몹시 어색했다. 그대로 자리를 뜰까 하다가 내 마지막 말이 고작 아빠 가게에 간다는 것은 좀 웃긴거 같아 잠시 망설였다. 오다가다 한 번씩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를 마주치고 인사도 하게 되겠지만 내 마음은 오늘이 완전한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왠지 그럴듯한 말로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김진우. 너 예전에 까만 재킷, 줄무늬 들어가 있는 거. 그거 입었을 때 참 멋있더라.”

나는 정작 진우가 그 멋진 옷을 입고 왔을 때는 하지 못했던 고백을 오늘에야 했다. 원래는 좋아한다고 했어야 할 고백을 그렇게 돌려 말했지만 어쩐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아빠 가게 간다는 거나 별 차이가 없네.’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는 진우를 보며 속으로 웃었다. 나도 참 별수 없구나 싶어 서글프고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까 궁금했다. 그렇지만 설레지는 않았다. 진우에게 주었던 마음을 완전히 거둬들이는 날 설레기까지 한다는 건 소심한 나에게는 무리한 일이였을 것이다.

“안녕!”

나는 먼저 뛰어가다 손을 크게 흔들어주었다. 진우는 아직 화가 난 듯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몫까지 내가 두 배로 흔들어주었다.

곧 새학기이자 마지막 학기가 시작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