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데리러 갈게.” “저녁 언제요?” “7시쯤. 저녁 먹지 말고 기다려.” “지완 오빠.” “왜.” “우리 정말 연애하는 거예요?” 숟가락질을 멈추고 지완이 진서를 쳐다보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쪽같이 숨기고서 진서는 지완을 마주 보았다. 지완이 눈빛을 거두곤 툭 내뱉었다. “쿵쿵.” “쿵쿵?” “심장이 뛰는 소리.” “나 안 웃었는데.” “네가 연애하자고 그래서.” “순 엉터리. 내가 언제 그랬어요?” “하자.” “뭘요?” “연애.” 쿵쿵. 진서의 심장도 급박하게 뛰어댔다. 도저히 밥을 더 못 먹겠다. 지완을 두고 일어난 진서는 총총걸음으로 식당을 나섰다. 잔디밭을 따라 걸어 나오는데 지완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반짝반짝 고진서.) 고개를 돌렸으나 지완은 보이지 않았다. 어리둥절한 채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진서에게로 다시금 문자가 들어왔다. (5층.) 진서는 고개를 들었다. 5층, 창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선 지완이 보였다. 그의 입술에 머물러 있을 미소도 환히 보이는 듯 했다. (다른 놈한테 한눈팔지 말고 앞만 보고 가.) 핸드폰에 찍힌 글자에서 지완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 것만 같았다. 진서는 웃으며 답을 보냈다. (한눈팔건 말건 내 맘이에요.) 지완으로부터 즉시 답이 날아왔다. (네 맘은 없어.) 가슴을 쿡 찔러오는 말. 멋대로 단정해버리는데도 싫지가 않다. 진서는 감미롭게 흔들리는 마음을 껴안고서 걸음을 옮겼다. 등 뒤로 내리는 다정한 햇빛을 진서는 지완의 눈빛이라고 느꼈다.
봄을 좋아한다. 쓰는 즐거움으로 행복해지길 바라며 다양한 빛깔의 삶과 사랑과 사람을 그리고 싶다.
* 종이책 & 전자책 출간작 푸른 속눈썹. 오르골. 햇빛 아래 그가 있다. 계절사랑 시리즈 / 겨울사랑(2권). 여름사랑. 봄사랑. 가을사랑 연지. 올 오아 낫씽(2권). 풀잎연가. 이끌림. 느낌. 귀엣말. 열대의 시간. 타임. 포옹. 당신의 숲. 가장 투명한 빨강. 파문이 나를 새길 때. 곰곰, 하는 중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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