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 (緣分;결혼 할 수 있게 된 인연) 끼리 만나 짝을 이루는 것은 ‘향기로운 유혹’이 아닐까?
그들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금세 서로의 향기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고 상대를 갖고 싶어 유혹의 손길을 내밀게 될 것이니. 또한 그들은 처해진 환경이 비록 좋지 못할지라도 모든 장애물을 능히 극복해 나갈 용기와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찬란하게 떠오르는 아침 햇살처럼 희망의 빛을 발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연분이므로…….
이 소설은 비록 나이 차이가 많지만 연분이 닿았기에 이를 극복하고 짝을 이룬 남자와 여자의 행복한 삶과, 이와 대비되는 남 과 여! 즉 연분이 아님에도 이를 거역하고 욕심으로 연분을 억지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생이 얼마만큼 서로에게 크나큰 상처만 남길 뿐인가에 접근했다.
부디 우리 모두! 연분 지어진 사람끼리 운명적 만남을 이뤄 천국 같은 삶을 누리게 되길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이 소설을 드립니다.
2005년 가을

중요 등장인물
제갈회포/ 오세영/ 홍성환/ 안서현/ 황보진주

본문 중에서
오세영 선생이 역장 실 방문을 밀고 들어섰을 때 회포의 넓은 가슴에 전류가 흐르듯 온몸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사실이 죽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 호수처럼 커다란 눈망울 에선 금방 눈물이 굴러 떨어져 버릴 듯 청초하던 모습! 어쩌면 그가 늘 꿈꿔오던 자신의 진정한 반쪽을 찾은 듯 벅찬 감동을 맛보게 해줬던 순간 이었다. 아니, 그녀의 얼굴 에서도 그러한 느낌을 보았었다고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오세영 선생과 처음 눈이 마주 쳤을 때를 그려 보았다. 아니, 그 이후 줄곧 회포의 머릿속은 그녀의 영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와 아이들이 젖은 옷을 말리며 기다리던 시간동안 회포는 마치 소년처럼 가슴이 뛰는 것을 억제하느라 얼마나 애썼는지 몰랐다. 저녁식사 시간이 될 무렵에 딸아이 여희와 장래 사윗감으로 점찍은 동욱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그는 아무래도 심장이 녹을 것 같아 계속 서성댈 수밖에 없었을 터였다.
세영은 편지 보내기를 누른 후 팔을 뒷머리에 올리고 가볍게 뒤로 젖혔다가 내리며 뻐근한 기를 풀었다. 메일이 전송 되었습니다. 란 글씨를 확인한 그녀는 로그아웃을 한 다음 PC를 끄고 스탠드 불을 알맞게 조절해 놓은 후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저만치에서 잠이 꼬물대며 다가오기 시작하자 그녀의 머릿속엔 어느새 역장 제갈회포의 한없이 선한 표정이 꽉 들어차 올랐다. 그를 대하는 그녀의 입가에 달콤한 미소가 스쳤다.
친애하는 오세영 선생님께.
선생님의 편지를 접한 후 저는 심한 오한이 들린 듯 온몸에 자극이 느껴졌습니다. 그날 선생님을 만난 일은 제게 천운이 내려졌다는 기분인 채 무한한 행복으로 받아들였으니까요. 나의 행운의 별점이 되신 오세영 선생님! 지금 당장이라도 서울로 달려가 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나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빠른 시일 내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제갈회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