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경 '''''' 제갈회포는 3년 전 큰 결심을 하고 끊었던 담배를 한 갑 사들고 Y모텔 객실로 들어갔다. 넓은 통유리 창을 가로막고 있던 커튼을 휙 걷어 버리자 막 일몰이 시작되려는지 수박 속처럼 발갛게 잘 익은 태양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산자락에 걸릴 듯 말듯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잔뜩 화가 치밀어 오른 그가 유리창을 활짝 열어 제치자 호수위에 떠다니던 맑은 공기가 금세 집안으로 몰려들었다. 그가 두 팔을 크게 벌려 심호흡을 하자 콧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은 신선한 산소를 들이켠 듯 상큼하면서도 달게 느껴졌다. ' 그는 들고 온 담뱃갑을 거칠게 뜯어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인 후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 회포는 오후 세시에 자신의 별장에 도착했다가 마당에 세워져 있는 안서현의 승용차를 보고 머리를 갸우뚱해야만 했다. 지금 시각이면 카페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야 할 아내가 이곳엔 무슨 일로 왔지? 아침에는 진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다녀오겠다며 나가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녀는 지금 여기에 있을 하등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다.' 여하튼 회포는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고 아내가 놀랄까 봐 조심스럽게 현관 자물쇠를 풀고 돌렸으나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현관 안쪽으로 들어선 그의 눈앞에 아내 구두와 다른 남자의 구두가 곤두박질쳐진 채 뒹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 순간 그는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은 심한 배신감에 진저리가 쳐졌다.' 그가 거실 안을 살펴보자 커튼은 그대로 닫혀져 있고 아무런 인적도 느껴지지 않아 얼른 안방 문에 귀 기울여 보았다. 하지만 아무런 기척도 느낄 수 없어 2층 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르기 시작했다. 2층엔 대형 통유리 창을 달아 청평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일 수 있게 꾸며놓은 침실이 있었다. 그가 계단을 다 오르자 아내의 비음 섞인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 그는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침을 꿀꺽 삼키곤 눈을 꼭 감았다가 떴다. 그는 뱃고동 소리처럼 쿵쾅거리는 자신의 심장을 두 손바닥으로 쓸어내린 뒤 마른침을 삼킨 후 침실 쪽으로 다가갔다. 침실문은 조금 열려 있었는데 문틈 사이로 벌거벗은 남자와 여자가 엉겨 붙은 채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게 확연히 들어왔다. 회포의 부리부리하게 큰 두 눈동자 속에 아내의 불륜현장이 아로새겨지는 순간이었다. ''''''2,추억 속으로''3,엇갈린 선택''4,아픔 같은 사랑''5,아편 같은 사랑 ''6,운명 속으로''7,재생의 날개를 달다''8,고통의 시간''9,흔들릴 뻔한 사랑''10,사랑의 슬픔''11,집착''12,꿈속 같은 재회''13,상실의 날들''14,사랑의 진실''15,소풍 길''16,슬픈 회상''17,우울한 결혼식''18,고백''19,푸르른 날''20,무관심''21,파멸의 늪''22,비밀을 열쇠로 따고''23,분노를 삭이며''24,악몽''25,절망 그리고 깊은 후회''26,불꽃''27멈출 수 없는 사랑''28,사랑의 의지''29,질투의 끝''30,절망을 딛고 선 희망''31,이별이후''32,가든파티''33,사랑의 결실''34,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