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권	정가	3,500원
판매가	3,500원
적립금	70원

“우리 유정이가 보기엔 저래 보이도 살림도 야물딱지게 잘하고, 일도 잘한당게. 저 엉덩이 큰 것 좀 봐. 애도 아주 순풍순풍 잘 낳게 생겼지이?”
“엄마!”
아니, 지금 여기서 내 엉덩이 큰 얘기가 왜 나오는데, 왜!
“오메, 귀청 떨어지겄네. 야가 왜 평소에 안 하던 짓거리를 하고 그란데? 평소엔 목소리가 개미만치 쪼끄매 갖고는 뭔 말을 해도 들리지도 않을 만큼 조곤조곤하더니, 오늘따라 목소리가 큰 걸 보니 분명히 어디가 고장 난 것이여.”
“크흡. 흠흠.”
아니나 다를까 애써 웃음을 참는 모습이 역력한 해준은, 계속해서 헛기침을 하며 피식거리고 있었다. 이미 회사에서나 일할 때 버럭버럭 소리 지르는 것을 봐 왔던 해준인데, 지금에 와서 이런다고 그가 ‘아, 참 조신한 여자구나.’라고 생각할 리는 만무했다.
“피곤하믄 방에 가서 좀 눕든가.”
“안 피곤…….”
“아니여, 엄마가 보기에 지금 니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왔당게.”
“아니, 다크서클이 무슨 무릎……!”
“어메, 열도 있는 거 같어야. 얼른 쉬어야 쓰겄다. 퍼뜩 들가그라!”
아, 미치겠다. 엄마, 이래도 아무 소용없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