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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하는 거예요?”
“계속 쫑알거릴 건가?”
“이봐요. 여긴…… 읍.”
사악한 미소가 경고의 메시지였던 모양이다. 강휘의 입술은 그녀의 말문을 막아 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벌건 대낮이라는 것도 상관없다는 듯이 부딪혀 오는 입술에서 벗어나려고 얼굴을 뒤로 뺐지만 역시 예상한 듯 뒷목까지 커다란 손이 점령해 버리고 말았다. 거부감이 들 것이라는 생각을 산산 조각내듯 광휘의 입술은 촉촉하면서 부드럽기까지 했다. 입술을 한가득 머금을 때는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가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게 버거울 정도로 그의 옷을 움켜잡는 추태 아닌 추태까지 보이고 말았다. 사람들이 보는 각도가 어떠하리라는 생각도 잊은 채 놀란 나머지 벌어진 입술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온 혀는 고른 치열을 지나 어둠 속에 숨어 있던 혀를 찾아내기까지 했다. 남자들은 모두 친구라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남자의 키스에 정신까지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흠흠.”
어디선가 들려온 헛기침 소리만 아니었다면 아니 키득거리는 소리만 아니었다면 아마 강휘의 품속에 녹아들었을 것이다. 흠칫 놀라 움켜잡았던 옷깃을 놓고 손바닥을 펴서 그의 넓은 가슴을 밀어낼 때까지도 그가 순순히 물러날 것이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머릿속은 백지 상태였다. 홍조 띤 얼굴을 들지 못한 채 한발 물러났다고는 하나 휘청거리는 그녀를 지탱해 주고 있는 그의 가슴에 이마를 댄 채 한참 숨을 고르고 나서야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곤 죽일 듯이 그를 흘겨보았다. 입술에, 입 안에 남아 있는 그의 여운을 무시한 채.
“생각 이상으로 흡족한데 당신은?”
짓궂은 강휘의 미소 중에서도 유난히 시선을 끄는 것은 입술이라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다른 곳으로 두려고 했다. 강한 K. O 펀치를 맞은 것보다 더한 충격에 숨을 제대로 쉬기가 버거웠다.
‘아 진짜, 저 인간 뭐야?’
잔잔하게도 아니고 통째로 뒤흔들어 버리는 강휘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화가 났다. 통제조차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남자라니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당해 본 적이 없는 그녀로서는 반격을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잠시 잊어버릴 만큼 멍해졌다.
“대답이 없는 것을 보니 당신도 만족한 모양이야. 다음번엔 키스보다 더 진도를 나가 볼까?”
“지, 진도를 나가긴 뭘 나간다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