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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이었다.
우연히 검(劍)과 도(刀)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칼날이 한쪽만 있으면 도(刀)이고, 양쪽으로 되어 있으면 검(劍)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순간 검이 뿜어대는 매력에 심장이 무섭도록 두근거릴 정도로 흥분했었다.
그 때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던 느낌을 어떤 단어로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랑이 쉬운 세상에 살면서…….
이글은 만나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너무나 깔끔하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인들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용이 절대 쿨(cool)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이 글을 읽고 난 독자들 중 단 한사람이라도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공감하게 된다면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큰 행복한 일이겠다.

-에우리디케-

* * * * ……

사이드 미러에 주차된 차량들 사이에서 자신을 손짓하는 모습이 보였다. 두 손을 모아 쥐어짜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보였다.
“단영아…….”
넋이 나간 듯 흘려 나오는 이름.
‘끼이이이이익-!’
질주하던 차를 요란한 굉음 소리를 내며 멈춰 세웠다. 차가운 진땀이 맺힌 손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높고 시끄러운 음악은 밖에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언제부터 따라왔던 것인지 긴 단발머리를 사방으로 흩날리며 검은 코트를 입고 있는 서진이 그를 향하여 달려오고 있었다. 하늘 속을 날고 있는 것 같다. 시간 속을 날아오는 것 같다. 태양빛이 그녀를 그에게 끌고 있었다. 바람이 그녀가 오는 길을 열어 주고 있었다.
“왜인지는 나도 몰라요!”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진 그의 앞에서 숨을 헐떡이며 그녀가 큰 소리로 말하였다.
“왜 내가 당신 앞에만 서면 눈물을 흘리는지 몰라요.”
멍한 표정으로 그는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당신이 나를 찾지 않은 것일 수도 있어요.”
눈물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울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내 가슴이…… 내 심장이…… 내 눈물이…… 내가 찾던 사람이 당신이래요.”

……
-‘검(劍)의 환생’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