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 율겸이
다이어트에 심취해 있지만 살이 빠지지 않음에 절망하고 있다.
명랑 쾌활하지만 낯을 가리며 손에 컵 들고 컵을 찾아다닐 만큼
기억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여자
[작품 소개]
우리설 - W기업 전지사업부 전지품질혁신팀 근무
동네에 풍기문란을 조장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선정,
모친에 의해 쫓겨난 후 친구 집에서 얹혀살고 있다.
다섯 살 때부터 끊이지 않은 염문설과 연애질로
서른에 이른 지금까지 사귄 여자 친구 횟수는
바닷가의 고운 모래 알갱이 숫자와 쌍벽을 이루었다.
가는 여자 안 잡고, 오는 여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도 쌍수를 들고 등 떠미는 여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앞집에 사는 스물다섯 먹은 처자 유솔온이었다.
고 3때 과외를 해 주면서 알게 된 인연이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솔온은 자신의 도끼날 상하는 줄 모르고
리설에게 힘차게 도끼질을 해댔다.
리설은 처음에는 대충 사귀다 헤어져 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리설에게도 도덕은 엄연히 학창 시절에 배웠고 또 지켜나가야 하는 덕목이었다.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란 말이야!”
“과외 선생님과 사귀는 게 불법인가요?”
“넌 얼굴이 불법이잖아!”
사실 리설은 도덕보다도 미모를 중시하는 인간이었다.
유솔온 - 프리랜서 삽화가
그녀는 첫눈에 그에게 반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에게 빠져 이제는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솔온은 그가 원하는 이상형인 천사나 선녀 스타일이 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선녀보다는 저승사자 스타일에 가까웠다.
“솔직히 말해. 너 닌자지?”
어디서 그런 시커먼 색들로만 구해서 입고 다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쌤, 당신 입에서 날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면 그날 게임 끝나는 거야.”라는 말을
늘 속으로 외치고 다닌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고 3때부터 주구장창 외친 자신의 고백이 계속 거부되고
무시당하자 솔온은 이제 오기로 리설을 물고 늘어졌다.
“두고 봐. 내가 오늘 당신을 꼭 쓰러트리고 말테니까.”
주위 친구들의 충고를 받아들인 솔온은 오랜 만에 자신의 두꺼운 안경을 벗고 렌즈를 꼈다. 그리고 늘 질끈 묶고 다니던 머리를 거금을 들여 매직이란 것도 했다. 솔온은 자신이 두꺼운 안경을 벗고 질끈 묶고 다니던 머리를 풀기만 하면 다들 놀랍고도 달라진 눈빛(미인을 바라보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그녀의 변신에 주변 반응은 이러했다.
순흠 - 그래도 봐 줄만은 한데? - 가장 긍정적인 평가
경주 - 내 입에서 욕이 나오는 꼴을 봐야 속이 시원하지? - 중간적인 평가
리설 - 차라리 안경으로 가렸을 때가 더 나은 것 같은데? 그나저나 너 이민 언제 가냐?
내일은 꼭 가라. 알았지? - 가장 절망적인 평가
솔온이 기대했던 그런 반응들은 만화나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었다.
율겸이
명랑 쾌활하지만 낯을 가리며
다이어트에 심취해 있지만
살이 빠지지 않음에 절망하고 있다.
▶출간작
〈선인장, 고슴도치를 만나다〉
〈그녀, 그를 뒤덮다〉
〈그대로 멈춰라〉
그 외 다수의 이북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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