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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하고 떠나거라.”
정 회장은 아들을 향해 탁자 위로 노란 서류봉투를 던졌다. 대학 졸업 후 회사로 들어오라는 말도, 명문가의 여식들과 선을 보고 결혼하라는 말도 싹 무시한 채 집을 나가 오피스텔에서 지내던 아들. 알아본 바에 따르면 작은 출판사에 취직을 했고,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까지 수시로 오피스텔에 드나든다고 하니,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었다.
“더는 내버려둘 수는 없구나. 이대로, 이 길로 장 비서를 따라 공항으로 가라. 네 짐은 어머니가 미국으로 보내 주실 게야. 더 이상 지체하면 나도 가만있지 않겠다.”
단호한 아버지의 말에 민욱은 장 비서와 수행원들의 손에 이끌려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떠난 후 홀로 남게 될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