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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른 사랑이었고 모든 것이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열아홉,
저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고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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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정선우.
약간은 낯을 가리고 소심하지만 제 할일은 하는 예쁘장한 어린 소년.
세상의 무서움도 모르는 평범한 소년에게 아무도 축복하지 않는 아이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소년은 홀로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24세 윤소진.
평범한 여자 소진은 학비를 위해 하던 아르바이트에서 어린 소년을 만납니다.
사랑하는 소년과의 첫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를 떼어놓아야했습니다.
허나
사랑합니다, 그 아이도- 내 아이도.

[본문 중에서]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 핏기가 없는 입술은 다분히 얼마나 소진의 상태가 안 좋은지 알려주고 있었고 병원에 도착해 검사를 받으면서도 그 얼굴은 나아질 줄 몰랐다. 상담실 바깥 의자에서 앉아 있는데 혹시나 어디 크게 아플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선우는 소진의 이름이 불리자 얼른 일어섰다.
“김소진 씨, 맞나요?”
상담실 안에는 무뚝뚝한 인상의 여의사가 뭔가를 넘기며 물었고 선우는 소진을 대신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 앉음과 동시에 낯 뜨거운 질문이 이어졌다.
“두 분은 부부이신가요?”
“……아, 아니요. 사귀는 사이인데…….”
“음, 혹시 두 달 사이 성관계를 가지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화끈거리는 얼굴로 대꾸하니 의사는 파리한 소진에게 고개를 돌렸다.
“김소진 씨, 최근 생리가 없으셨죠?
“……네.”
불안감이 엄습했다. 선우는 소름이 돋는 느낌에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자꾸만 다리가 떨려왔다. 그것은 소진도 마찬가지인지 꽉 잡은 선우의 손을 더욱 세게 쥐었다. 그리고 의사는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정확한 소견은 산부인과를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만…… 임신입니다.”
“네?”
“김소진 씨는 지금 임신 중이십니다.”
지나치게 평이한 어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