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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자 자, 어질 인 자 써요. 자인이에요.”
뜬금없는 여자의 말에 재운은 흠칫 놀라며 쳐다봤다.
자인은 엄마 손가락으로 햇살이 들어온 밝은 원목마루에 한자를 두자 썼다.
自仁.
“이름. 제 이름요.”
“아…….”

“내가 혹시 실수라도…….”
“아니요. 아저씨 실수한 거 없어요. 술 취한 아저씨를 제가 주워서 집까지 데려왔을 뿐이에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주워온 건 사실이었으니까. 물론 재운이 아는 사람이 다시 왔었겠지만, 그 전에 먼저 주워간 사람이 임자 아닌가?

이미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을 봤던 비 오던 날, 당신의 뒷모습에서 저는 이미 사랑을 봤습니다.
당신의 눈물을 보던 날, 전 망설임을 끝내고 당신 앞에 섭니다.

“사랑해요,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