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피증에 걸린 남자가 400년의 종속계약으로 얽힌 한 여자를 얻기 위해 4년간 준비 기간을 두고 자신이 짜놓은 스케줄과 시간표대로 움직이면서 여자들을 만나다가 100번 채워서 차이고 만다.
그 만남은 단 한명,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함께해주던 이란을 얻기 위해 준비하던 그의 계획 중 일부였다.
그녀를 얻기 위해 움직이면서 쉽지 않은 난관들이 그들에게 닥치게 된다.
암울한 가족사로 고통 받았던 그가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부모에게 일어났던 미스터리한 비밀을 하나하나 알게 되는데…….




ㅡ본문 중에서ㅡ


건장함을 뽐내는 그런 남자가 히죽히죽 웃음까지 흘리며 엉덩이를 신나게 흔들고 있었다.
정상적인 여자가 보면 ‘아아악, 변태!’라고 오두방정을 떨고도 남았을 테지만 그녀는 한두 번 그 꼴을 본 게 아니란 듯이 보기만 해도 아깝고 살 떨릴 그의 몸을 침대에 올라가 퍽퍽 짓밟는다.
“일어나!”
그가 강한 충격에 움찔움찔 거리다가 그녀의 고함과 발길질에 꿈지럭거리며 자리에서 살짝 비켜나 누웠다.
“맞으니까, 아프냐? 도망가게.”
비웃음을 보이며 말하던 그녀는 그가 깔고 자던 시트에 눈동자를 맞췄다.
얼룩진 시트가 눈에 여과 없이 들어오기에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떠야했다.
“하, 진짜.”
그리곤 불편함을 가득 넣어 인상을 찌푸린다.
‘허리도 부실한 놈이 또, 야? 또, 냐구!’
“내가 못 산다.”
시트에 남겨진 욕정의 흔적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인상을 구긴 것이었다.
‘시련을 당했다는 놈이 이번엔 누구랑 앞치기를 한 거야?’
“일어나!”
“으음…… 용녀야, 살살.”
“너 죽고 싶어?”
그의 등에서 벗어난 발을 다시 올려 소리 지르며 적당히 살이 붙은 육덕진 알궁둥이에 발을 올리고 발뒤꿈치로 짓이겼다.
“정신 차려, 차리라고!”
괴성처럼 소리를 악악 지르면서 조용했던 한 낮을 시끄럽게 깨우며 있는 대로 자극해 버렸다.
“지가 빨래 안 한다고 어제 빨아 논 이불에 아주 지랄 염병을 해 놨어요. 이번엔 누구랑 앞치기 한 거야?”
“이번엔 앞치기가 아니라 뒤치기 했는데.”
“염병, 자랑이다. 네가 이불 빨아!”
그녀는 빨래만 만드는 그가 얄미워 탱글탱글한 육덕진 알궁둥이 위로 쑥 들어간 허리라인에 그녀의 발을 옮기고 푹푹 힘줘 밟기까지 했다.
그는 그녀가 응징이란 이유로 한 움직임에 살짝 시원함을 느꼈는지 더 해주길 바랐다.
“우리 용녀는 소리도 시원시원하지만 몸놀림도 날 설레게 해.”
“니미럴.”
“밟는 건 그만 하고 손으로 조물조물 주물러 주라. 주인 잃은 허리가 주인의 손길이 필요하단다.”
쓸 일도 없는 허리를 꿈속에서 요란하게 움직였는지 깨어나자마자 욱신거렸다.
실제로 쓸 일이 있으려나 하고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지 7년째.
하지만 주인을 갈망하는 허리는 뽀대용이 되어버렸다.
남자는 허리가 생명이라고 해서 대학 다닐 때 아픈 수술도 참았으며 움직이면 안 된다고 해서 공부도 뒷전으로 밀어 놓고 몇 달간 죽은 시체처럼 누워서 지냈것만 그의 허리는 주인을 얻기도 전에 썩어 문드러질 팔자에 놓였다.
“내가 출장 아가씨야!”
“훗, 아니. 넌, 나만의 용녀지.”
“지랄을 한다. 안 일어나!”
“정말 아파.”
그녀는 후우, 한 숨을 쉬더니 그의 맨 엉덩이에 앉아 그의 허리를 주물주물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파하면서 맞을 짓을 골라서 해?”
“미안은 한가 보네. 아, 거기……음……시원하다.”
“또, 욕 나오게 하네.”
남들이 보면 깨가 볶는 신혼부부 같단 오해를 불러일으키겠지만 그들은 친구와 연인 중간지점에 놓여있는 관계였다.
친구라고 하기엔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라 서운하고 연인이라 하기엔 일방적으로 도둑키스만 해되는 가깝고도 먼 사이 말이다.
그런 관계를 유지하던 그에겐 오래 지속되진 못해도 다른 여자들이 늘 존재했었다.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여자는 자신을 거부하니 다른 여자에게 접근해서 만나다가 어제로 100번 채워 차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