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 소개
“이, 이거 나잖아!”
사스키아 사센은 스물아홉 살에 불행한 삶을 마감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팔려 가듯 시집간 로렌 공작가에선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쫓겨난 뒤 재혼한 저보다 마흔 살이나 많은 알포트 쿠처에겐 학대와 이용만 당하다 끔찍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드디어 저세상에 도착한 줄 알고 눈을 떴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사센 백작가의 열여섯 살 소녀로 돌아와 있었다.
‘용서할 수 없어.’
끔찍했던 삶은 전부 저를 팔아먹은 아버지 드웨인 사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이름뿐인 그녀가 복수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첫 결혼처였던 로렌 공작가에 들어가 어떻게든 공작 부부의 눈에 들어 힘을 기르는 것뿐.
[로렌 공작가는 사스키아 사센 영애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흑화한 며느리가 마차에 올랐다.
착하고 어리석어 이용만 당했던 과거의 모든 기억을 갖고.
2. 작가 소개
밍고.
달다구리 최고! 고기 최고!
3.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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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리 보기
테일러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얼굴이 가까워지자 사스키아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콩 하고 이마에 닿는 둔탁한 통각에 사스키아가 다시 눈을 떴다. 그제서야 테일러가 자신의 이마를 사스키아의 이마에 맞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입술과 입술 사이에는 거리가 있었다.
“사스키아가 다시 웃어줘서 너무 기뻐.”
사스키아가 슬쩍 눈을 치켜떴다. 다행히도 테일러는 두 눈을 내리 깔고 있었다. 자신이 방금 전 눈을 감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를 깨닫자 사스키아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때 서재에서, 어떤 책의 작가를 찾아달라고 했던 거 기억나?”
테일러의 물음에 사스키아가 눈을 깜빡였다.
뒤늦게 정원에서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바나’가 ‘테일러’와 동일 인물이었던 것이 밝혀졌던 게 기억났다. 자신을 속인 대가로 테일러에게 라젤 작가의 조사를 부탁했었다.
테일러는 아직까지도 그날이 잊혀지지 않는다는 듯 입술을 살짝 떨었다. 마치 길바닥에 떨어진 돌멩이를 보는 듯한 무심하고 차가운 눈동자를 떠올릴 때마다 혼자 몸서리를 치고는 했었다.
“그런 얼굴로 쳐다보는 사스키아를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아서 나 엄청 노력하고 있어.”
테일러가 천천히 눈을 떴다. 은색 눈동자에는 떨어지는 해가 담겨 있었다. 사스키아는 아주 희귀하다는 장밋빛 진주가 저런 색일까 궁금했다.
“그러니 사스키아도 약속을 지킬 거지?”
약속? 사스키아는 자신이 무슨 약속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테일러가 그 약속 때문에 이렇게나 노력을 했다는데, 정작 본인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할 수 없어 사스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테일러가 화사한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사스키아는 대체 무슨 약속이길래 저러는지 불안해졌다.
“사스키아 너한테라면 뺏겨도 괜찮을 것 같아.”
“네? 뭘 뺏겨요?”
테일러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사스키아가 넋이 빠진 틈을 타 테일러의 입술이 사스키아의 이마에 닿았다. 가볍게 입술이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가 두어 걸음 물러섰다. 이제는 누가 더 빨간지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둘의 얼굴색은 막상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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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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