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룹의 후계자인 형을 원하는 것이지
집안에서 내놓은 바람둥이 동생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성질부리는 게 은근히 귀엽다. 이 남자.
‘아우씨, 이거 너무 귀엽잖아…….’
정략결혼의 상대로 나온 여자는 예상대로 조신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앙칼진 모습은 너무나 그의 취향이 딱 들어맞았으니…….
그것이 문제였다. 그는 쌍둥이 형 대신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여자는 대현그룹의 후계자인 형을 원하는 것이지
바람둥이로 자자해 집안에서 내놓은 동생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너 결혼해라”
부친의 한 마디에 지원은 이름 있는 기업의 아들일 거라는 확실했다.
“누구랑요?”
“대현그룹 김 회장 손자.”
지원은 대현그룹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말도 안 돼! 대현그룹이 뭐가 아쉬워서요.”
“그러니깐 봉 잡았지.”
대현그룹 김 회장에게 두 명의 손자가 있다는 정도만 알뿐,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동종 업계에선 그들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았다.
큰손자는 사업에 무관심하고 여행을 다니기 일쑤고
둘째손자는 카사노바도 질릴 난봉꾼이라 이 여자 저 여자 집적거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떠돌이에요, 아니면 바람둥이랑요?”
“큰애.”
정말 느물느물하고 뻔뻔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이 완전히……!
하지만…… 성질부리는 게 은근히 귀엽다. 이 남자.
“정략결혼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진 너희들이 잘못이다.”
원래의 상대인 형은 그녀를 가지기 위한 조건을 걸었다.
“너랑 나랑 똑같은 모습을 하고 가는 거야. 시계와 구두, 넥타이까지.”
형욱의 눈은 진심이었다.
“만약 널 알아본다면 그녀도 너를 사랑하는 거야.”
“당신은 내 여자야!”
그가 확신에 찬 음성으로 외쳤다. 검은 눈 속의 욕망이 뒤섞여서 그런지
지원은 후텁지근하고 열기 오른 한여름밤에 삼켜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 여자? 그래서 내게 키스를 한 거예요?
형의 여자라도 충분히 마음을 바꿔 놓을 수 있을 만큼
자신이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요?”
사랑, 사랑이 과연 뭐길래 멀쩡한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건지.
사랑하는내딸
사랑하는내딸
로맨스에 죽고, 살고,
여전히 로맨스가 주는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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