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의 도살자’라는 살벌한 별명을 가진 북부의 냉혈남 프란시아.
그는 그레이엄 후작의 부탁을 받아,
그의 손녀이자 귀족 사회에서 신비주의로 소문난 릴리를 신부로 맞이한다.
그런데 이 여자, 겨우 프란시아의 가슴에 닿을 만큼 작은 데다가
“혹시, 결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응, 결혼이란 건요, 같이 가족이 돼서요, 만날 손을 잡고, 만날 마주 보고 웃는 거예요!”
세상 물정은 아나 싶을 정도로 너무 순진하고 해맑다.
살면서 이런 생명체는 처음 본 프란시아는 난감하기도 한 한편,
그녀를 볼수록 꿈틀거리는 낯선 감정에 혼란스러워하다 깨닫는다.
“내 아내가 무척 귀엽다……!”
귀여우면 좀 물고 빨고 핥아도 되건만.
자신의 힘과 큰 몸, 그리고 주변 환경으로 인해 그녀가 다칠까 걱정되었던 프란시아는 고민 끝에 결정한다.
‘이혼하자.’
[작가 소개]
톰히
[본문 중에서]
“공작님은 걱정될 때 어떠십니까?”
“그게 무슨 소리지?”
“혹시 심장이 떨린다거나 그러십니까?”
찰스가 가슴께를 쥐는 시늉을 보이자 프란시아의 눈동자에 흥미로움이 담긴다. 물론 오랜 시간 함께한 찰스니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입 안의 살을 씹어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과연!”
‘월척이로구나!’
웃음을 참은 찰스가 주먹을 꾹 쥔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치고 외쳤다.
“또 어떠십니까?!”
또 어떠냐고? 많았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어디 높은 산에 가서 소리 지르거나 마수들을 다 도륙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었다니.’ 싶어진다고. 하지만 프란시아는 찰스에게 이 사실까지는 고백하지 않았다. 저거 진지한 척 장난치고 있는 게 보이니까.
프란시아가 대답하지 않자 찰스가 서둘러 말했다.
“어쨌든 공작님은 공작부인을 신경 쓰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당연하지. 내 하나밖에 없는 아내인데.”
“음!”
간지러운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시네. 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하지만 아내여서 그런 것보다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자명합니다.”
“특별?”
“네! 다른 사람이 아내가 되셨으면 절대로 이러지 않으셨을 거라고요!”
“이제 장난 그만 치고 일해라.”
이제 진짜 일하자. 오늘따라 진도가 안 나가서 할 일이 쌓인 프란시아가 다시 펜을 들자 찰스가 더 음성을 높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공작님은 분명 릴리 님, 그러니까 공작 부인을―!”
거기까지 들은 프란시아는 찰스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올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프란시아와 릴리는 겨우 사흘 전에 만났다. 그런데 어찌.
“귀여워하시는 거라고요!”
“사랑일 리가 없어.”
찰스와 프란시아가 동시에 외쳤다. 찰스가 부엉이의 눈으로 프란시아를 바라보았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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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권
1. 프란츠 공작의 결혼
2. 신혼
3. 다짐
4. 첫 번째 후보 나멜 공작의 방문
2권
5. 두 번째 후보 문의 방문
6. 사랑이야
7. 유예
8. 이상
3권
9. 첫 파티
10. 세 번째 후보 다니엘의 방문
11. 불안
12. 프란츠 공작은 이혼하고 싶다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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