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십시오.”
연갈색 동공이 가냘프게 요동치자 그가 눈을 치뜨며 냉정하게 쏘아붙였다.
“그대 뜻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을 테니.”
“예?”
“내가 당신을 다시 만나기로 했으니까.”
***
마당을 가로지르는 강원의 걸음이 어쩐지 초조했다.
사내가 여인이 된다니 그 무슨 허무맹랑한 소린가.
별채에서 본 여자는 달빛 그 자체였거늘.
하얗게 발하는 아름다움에 하늘의 달조차 빛을 잃을 정도로.
허나 너무도 기묘했다.
그 별빛 같은 여인에게 계속 작은 도령이 겹쳐졌다.
분명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결코 흘려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무조건 그 여인과 가까워져야 했다.
하지만 파혼하고 싶어하겠지.
여인이든 사내든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녀는.
어느새 강원의 눈은 더욱 첨예하게 빛나고 있었다. 한없이 반듯했던 눈은 더없이 냉정해졌다.
이는 곧 말로써 터져 나왔다.
“아버님, 소자 혼인하겠습니다.”
“뭐?”
“혼인하겠습니다. 병조판서의 여식과.”"
"1권
1. 그렇다면 남색이 맞소이다.
2. 나를 죽여주세요
3. 제 발로 들어간 호랑이 굴
4. 월척의 역사
5. 내 모든 것을 드릴 테니"
"2권
1. 잊었던 사내의 본색
2. 여색이 되는 방법
3. 서로 모르는 연애
4. 내 연이니까
5. 나를 생각해 주오
6. 파고들었던 열기
7. 또 연못으로 뛰어들려고?
8. 남색인들 무슨 상관이냐
9. 좋아한다고"
"3권
1. 그 남자의 사정
2. 세 번째 탈주
3. 길동을 데려오시오
4. 그대의 삶으로 나를
5. 무는 토끼와 호랑이, 그리고 사냥꾼
6. 남색 맞아요
7. 나 덮친다며
8. 착각하는 자들"
"4권
1. 야차의 등장
2. 침범과 침범
3. 비워 둔 적 없었어
4. 부서지는 방패
5. 대적
6. 떠도는 여자의 영혼
7. 마지막 불씨
8. 칠흑의 무덤
9. 지켜 준다 하였거늘
10. 독화살
11. 꽃꿀의 실체"
"5권
1. 화마
2. 죽어 간 고요
3. 별리의 몽환
4. 피어난 흰 동백꽃
5. 이리 와, 내 곁으로
6. 같이 삽시다
7. 며느리를 볼 때가
8. 길동을 죽이기 위하여
9. 말똥구리의 눈물
10. 죽음의 꼬치
11. 재회한 토끼와 동물들
12. 다람쥐는 못 해도 날다람쥐는 해
13. 본래의 자리로
14. 처분과 새길
15. 찬연히 빛나는 (완) "
"외전
1. 한 달 후
2. 당신의 우렁이
3. 정체 모를 여인
4. 아리따운 각시
5. 낯설고도 익숙한
6. 발각된 우렁 각시
7. 투기의 화신
8. 맞닿은 온기
9. 비책이 있지요
10. 이른 단풍처럼
11. 아름다운 당신에게
12. 영원한 연인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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