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을 원하는 내 자신이 한심해 미칠 것 같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 원수의 딸, 엔젤을 인질로 삼아 함께 살고 있는 제이크. 매일매일 갖은 모욕과 비난으로 엔젤을 상처 입히던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해명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거짓이라 믿었던 엔젤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음을 알게 된 제이크는 그간의 오해를 풀기 위해 그녀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기로 결심하는데….
▶잠깐 맛보기
「당신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죠? 당신이 뭘 안다고!」
그녀는 절규를 하며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제이크는 그녀의 주먹세례를 피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 내고 있었다.
「당신이 뭘 안다고! 당신 따위가!」
그녀는 이제껏 그에게 받은 모진 상처의 말들을 모두 한꺼번에 토해 내듯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녀의 서러운 울음에 제이크는 자신의 심장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 뾰족한 가시가 심장의 깊은 곳에 파고들어 그의 폐부를 날카롭게 찢어 놓고 있었다.
그녀를 안아 주고 싶었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아껴 주고 지켜 주겠노라고, 다시는 상처 따위는 주지 않겠노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이제껏 철면피 같은 짓거리를 해 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그에겐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를 또다시 아프게 할지라도 그녀를 놓칠 순 없었다. 그건 그의 심장을 떼어 놓는 것과 같은 일이 될 테니까.
「엔젤, 미안해.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었어. 진심으로 사과할게」
「아니요. 이제 당신 따위는 믿지 않아요. 당신이 뭐라고 하던 난 내일 여기서 떠날 거예요」
제이크는 그녀의 얼굴에서 혼란스러움과 갈등의 흔적을 읽었다. 비열하지만 자신이 가진 모든 패를 써서라도 그녀를 자신의 곁에 붙잡아 놓을 수만 있다면 어떤 짓이라도 할 용의가 있었다. 설사 그것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일이라 할지라도.
「만약 내가 안 된다고 하면?」
▶목차
13.～22.
에필로그
‘수선화의 꽃말은’을 탈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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