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이별, 다정했던 두 사람 중 한사람은 이별 가해자가 되고 한사람은 이별 피해자가 된다. 양쪽 다 마음은 아프겠지만 이별 피해자가 겪어야할 슬픔과 흘릴 눈물에 비하면 과연 이별 가해자가 겪는 고통을 슬픔이라 할 수 있을까?

믿었던 연인 ‘이은재’의 배신으로 두 번 다시 사랑 같은 것 할 수 없을 꺼라 믿었던 여자 ‘백지현’ 앞에 다시 나타난 자신이 이별 가해자로서 상처를 준 해바라기 같은 순정남 한강진과의 재회 그리고 시건방진 바람둥이 같은 향기가 물씬 풍기지만 어딘가 모르게 끌리는 남자 최송정과의 만남을 통해 생각 보다 이별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어 가고, 하지만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설레임 속에서 그녀는 다시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되는데…


<본문 중에서>

누구나 살면서 이별 한번쯤은 경험한다. 물론 나도 흔히 말하는 ‘누구나’에 속하기 때문에 나 역시, 지금 누구나 한번쯤 하는 이별을 경험 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에 휩싸여 있다. 물론 이별이 처음은 아니지만, 피해자로서 맞이하는 첫 번째 이별 이란 것이다.

……

“그래… 어느날 안부가 궁금해 들어갔더니, 남자친구가 생겼더라. 그 뒤로 참고 들어가 보지 않다가, 전역한 다음 네게 연락하려고 들어가 보았는데… 여전히 지금 듣는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또 여전히 넌 행복해 보이더라.”
한층 들떴던 기분이 가라앉았다. 얼마나 아프고 괴로웠을까. 자기를 밀어내고 나를 가진 이은재가 많이 미웠을까? 혹시 그가 내게 흔들린다면 나는 또다시 그에게 상처를 주고 말 것이다.
“미안해.”
“뭐가……? 넌 매력있는 아이니까, 남자친구 생기는 건 당연하지, 다만…….”
그가 잠시 숨을 깊게 내쉬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같은 하늘아래 숨 쉬고 살고 있고, 너무 많이 보고 싶은데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있구나, 그게 많이 힘들었어.”
“미안해…… 정말.”
……

최송정, 그가 피아노 앞에 앉아서 피아노에 설치된 마이크를 매만지고 있다. 식당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피아노에 앉은 이 정장 차림의 남자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식사중이신데…….”
‘죄송합니다. 또는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그렇게 말하려나?’
“제 노래도 들으면서 드세요.”
생각지도 못한 그의 말에 정말 크게 웃었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사람들도 그의 말에 웃기 시작했고 무슨 노래를 부를지 기대 하기 시작했다.
“저랑 같이 오신, 달달한 백지현 씨가 부끄럽지 않도록 잘 불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혼자 앉아 있는 나를 처다 보기 시작했다. 정말 사람 창피하게 하는 데는 재주가 있다. 그는 능숙하게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중저음의 그의 목소리와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은 정말 잘 어울렸다. 처음에는 ‘뭐하는 거지?’ 했던 사람들도 그의 노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창피함은 이내 사라지고 나는 좋다는 의미로 그에게 OK 사인을 보냈다. 내 사인을 보더니 그는 씨익, 하고 웃어 주었다.

노래가 끝나고 사람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앵콜~ 이라고 외치는 여자들도 있었지만 그는 인사하고 곧바로 내게 왔다.
“이야, 노래 잘하시던데요? 피아노도 잘 치시고, 그런 재주가 있으셨네요?”
“제가 원래 이것저것 다 잘합니다.”
‘아, 칭찬해 주지 말걸.’
“아 근데, 멋있었어요. 여자 많으시겠어요?”
“네, 많아요.”
좋아한다는 여자한테, 나를 끝까지 사랑해주는 사람이 좋다고 했는데, 여자 많다는 질문에 주저 없이 많다는 이 남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