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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는 오래전 남자 때문에 겪어야 했던 엄청난 고통 때문에 그런 문제에 관해선 철저하게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그러나 눈오는 어느 날 우연히 만난 그리핀이란 남자는 그녀가 쳐놓은 벽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더구나 그가 십대 때 좋아하던 팝뮤직 작곡가라는 걸 알게 되자 그녀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하다. 자신은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는 콤플렉스를 지닌 그녀로선 그의 접근이 의아스럽기만 하다.

▶책 속에서

「무…무슨 뜻인지 모르겠군요」

「모른다고?」그가 부드럽게 웃었다.「믿을 수 없군. 나만이 그런 걸 느낀 건 아닐 텐데…. 당신의 내부엔 불꽃같은 게 있소」

그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쓸어내려가면서 부드럽게 척추를 어루만졌다. 그건 마치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한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로스는 머리를 흔들며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안돼요」 그녀가 질식할 것 같은 속삭임으로 항의했다. 「이럴 수는 없어요. 최소한…」

「부끄러울 건 아무것도 없소」그가 마법처럼 중얼거렸다. 「그리고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오」

▶ Contents : 1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