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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공녀님! 공녀님!(개정판) 7

박희영 지음가하에픽2015.08.23

판매정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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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 : 3,000원 |
적 립 금 | : 0원 |
파일용량 | : 345 K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독자평점 | : ![]() ![]() ![]() ![]() ![]() |
듣기기능 | : ![]() |
ISBN | : 979-11-295-41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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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제 이름은 세이, 하나뿐입니다. 다른 이름은 필요치 않습니다.”
하얀 엘프의 들판을 방문한 아렌, 그곳에서 그녀는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온 제스와 마주하게 된다. 그녀의 정체에 대해 고심하던 제스는 아렌과 마주한 순간 고민을 접어둔 채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로 한다. 자신의 곁에 있어주길 바란다고.
한편 ‘붉은 연꽃’에 대한 조사를 멈추지 않았던 아렌은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되지만 그는 그동안 아렌이 믿고 따르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설상가상, 그는 아렌이 베이판의 공녀라는 것조차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렌은 마법에 걸려 기억을 잃어버리는데…….
※ 해당 개정판은 2014년 6월 출간된 ‘공녀님! 공녀님!’ 종이책을 바탕으로 제작된 eBook으로, 외전 ‘레아의 일기’(9권)가 추가되었습니다.
2. 작가 소개
박희영
‘도토루모카’라는 필명으로 조아라에서 활동 중입니다. 처녀작이 종이책으로 나오다니 기쁘고 설레면서 걱정도 됩니다. 2년 전의 제가 책을 낸다는 생각으로, 그때의 느낌은 유지하되 많이 보강하고 고쳤습니다.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doutormocha
▣ 출간작
할퀴어 주겠어!
공녀님! 공녀님!
11살, 23살
▣ 출간 예정작
악하소서
3. 차례
#19-2. 당착(撞着)
#20. 마황성의 주인
#21. 끝에서 세 번째 순간
#외전. 봄을 탐하다
4. 미리 보기
아렌이 세이를 발견했을 때 그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은색 눈이 가느다랗게 휘며 세이에게 반가움을 전했다.
“세이!”
신기루가 아니다. 환영이 아니다. 틀림없는 그녀의 목소리다.
세이는 얼이 빠진 사람처럼 그녀만 응시했다. 피투성이가 됐었던 장면이 그녀의 모습과 겹쳐져 이 장면이 꿈이 아니기만 바라고 또 바랐다. 눈가가 타들어가면서 쿵쾅대는 심장 소리가 귀가 먹먹할 만큼 울렸다.
“에이, 세이, 뭐야. 나는 죽다 살아났는데 세이는 완전 멀쩡하잖아? 설마 나 쓰러졌다고 고소하게 생각했다거나 한 건 아니죠?”
멀찌감치 서서 굳어 있는 그를 위아래로 찬찬히 살펴보던 아렌은 혀를 내밀었다.
“장난이에요, 세이. 그런데 여기 어디예요? 로도모나스도 그렇고 세이와 함께 있는 걸 보면……. 저승은 아닌 것 같은데.”
세이는 이를 악물고 가까스로 발을 떼어냈다. 아렌이 황성으로 가는 길을 알려달라, 카트린느가 붉은 연꽃이었다, 지금까지 있을지도 모르니 가봐야 한다 등의 말을 늘어놓았지만 그저 귓가에 윙윙거리기만 했다.
세이, 내 말 듣고 있어요? 세상에, 손 떠는 것 봐. 세이, 수전증 있었어요? 라며 동그랗게 눈을 뜨고 올려다보는데…….
……그런데, 세이는 순간 자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목이 멨다.
세이의 가슴이 천천히 솟았다가 가라앉았다.
“아렌, 괜찮, 으십, 니까…….”
뚝뚝 끊기는 목소리. 최대한 꾹꾹 눌린 감정이 오히려 봇물처럼 왈칵 흘러넘쳐 조금씩 떨렸다. 아렌은 당황해서 눈을 또르르 굴리다가 그를 올려다봤다.
“세이, 왜……, 그래요?”
세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아렌 옆에 앉았다. 세이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걸터앉은 터라 당황한 아렌은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상체를 뒤로 쑥 뺐다.
“아렌, 두 팔, 올리십시오.”
“엥?”
“팔, 올리십시오.”
아렌은 엉겁결에 벌을 서는 아이처럼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얼굴을 구겼다.
“갓 일어난 사람한테 대체 뭘 시키는…….”
말이 채 끝맺기도 전에 세이가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툭, 떨어뜨려 기대 왔다. 아렌은 팔을 슬그머니 내리며 세이를 내려다봤다.
“많이 아프셨습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렌.”
아렌은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얼이 빠져버렸다. 세이가 사과를? 목덜미를 물어뜯어놓고도 내 탓이라고 으르렁대던 세이가 사과를?
놀란 그녀가 굳어 있는 동안 세이의 두 팔은 아렌의 등을 감쌌다.
“죽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시간이, 멈춘 줄…….”
말을 하면 할수록 주체할 수 없는 격정이 밀려와 으스러지도록 힘껏 아렌을 껴안았다. 몸이 바싹 맞붙자 온기가 화하게 번지고 세이의 심장이 가파르게 고동치는 소리가 가슴으로 전해져 왔다. 아렌을 자신의 팔로 가둔 세이가 거칠게 속삭였다.
“죽어버리면……,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천족을 죽여서 모든 피를 다 빼내서라도 살릴 생각이었고, 죽으면 명계로 가서 그 혼을 가져올 생각이었습니다. 그것조차 안 된다면!”
“…….”
“그게 모두 안 된다면……, 저도 함께 갈 생각이었습니다. 곁에 있기만 한다면, 다른 세상이라도…….”
점점 격해지던 세이의 목소리는 안타까울 정도로 낮게 가라앉고 흐려졌다. ‘명계’와 ‘천족’ 같은 낯선 단어가 들려 의아함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보다는 다른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목소리, 기억대로다.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도 들리던 소리. 안타까울 정도로 이름을 불러대던 매끄러운 목소리. 함께 밀려오는 미미한 슬픔.
그게 세이였구나. 내가 미안해질 정도로 애타게 부르던 목소리가 세이 것이었구나.
“아렌…….”
세이의 목소리가 흐려졌다. 그의 마음이 저 먼 밑바닥까지 쿵 떨어지는 것만 같아 목이 뻣뻣해졌다.
“아렌…….”
다시 한 번, 조금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 후에 무언가 시리고 뜨거운 것이 툭, 하고 그녀의 어깨에 떨어졌다. 남모르게 흘러내린 축축한 그것 때문에 아렌은 몸이 화석처럼 굳어버렸다.
세이, 설마……. 아렌은 세이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어깨를 잡았으나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붙박인 듯, 고개만 숙이고 있다. 완강히 등을 감싼 손은 더욱 짙은 거부의 뜻을 전했다.
툭. 또다시 한 방울 어깨에 떨어졌다. 가슴에 흥건하게 스며든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놀라웠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 장난스럽게 넘어가야 할까?
아렌은 고개를 조금 내려 세이를 바라봤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채 정리하기도 전에 한 가지 감정이 불쑥, 머리를 들이밀었다. 안쓰럽다. 정말이지 안쓰러울 만큼 조용하다. 마치 소리를 내서 우는 방법을 모르는 것처럼. 한 손을 어색하게 그의 등 위에 가볍게 올렸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숨결에 맞춰 규칙적으로 토닥토닥, 다독여주었다.
“세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
“그리고, 고마워요.”
희미하게 웃음을 띤 아렌이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지친 맹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주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며 사락거렸다. 그녀의 예상대로 그 손길이 마음에 들었던 건지 세이는 오랫동안 고개를 들지 않았다.
“고마워요.”
아렌이 가만히 있다가 어색하게 물었다.
“……세이, 그쳤어요?”
“…….”
“하하, 혹시 면구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거라면…….”
아렌은 말끝을 흐리며 그의 뒤통수를 토닥여주었다. 세상에, 세이에게 눈물을 그쳤냐는 말을 할 날이 오다니. 신선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 턱 밑에서 부드럽고도 낮은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별의별 생각들이 뭉쳤다 흩어졌다 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퍼뜩 정신을 차린 아렌이 실없이 헤헤 웃었다.
“다시 말하지만 세이. 진짜 괜찮아요. 좀 아프긴 했지만……, 다 나았어요. 지금은 아라벨 덕분에 하나도 안 아파요.”
그건 정말이었다. 정신을 찾은 순간엔 온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참을 수 없었는데 아라벨이 치유 마법을 써준 덕에 오랫동안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개운했다. 그동안의 피로가 한 방에 날아가는 느낌이랄까.
끼리끼리 논다더니, 세이의 친구로 보이는 아라벨도 굉장한 마법 실력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다행입니다.”
세이가 나지막이 읊조리며 천천히 그녀의 어깨에서 고개를 들었다. 운 흔적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지만 아주 딴사람 같은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도 뜻밖의 어울리지 않는 귀여움을 찾은 것 같아 아렌은 풋, 웃음을 터뜨리지 않기 위해 입가에 힘을 주고 버텼다. 결국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는데, 그 덕에 세이는 조금이나마 은은한 미소를 되찾았다.
“……하지만 완전히 나으실 때까지 여기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마십시오.”
“하하, 세이. 난 괜찮…….”
“아렌, 그 정도 부탁은 들어주십시오.”
세이가 부드럽게 그녀의 말을 막아섰다. 아렌은 아까 아라벨이 남기고 간 ‘그자가 너를 위해 많이 애썼다.’는 말을 상기하고는 그래요, 그럼 얌전히 있을게요, 라고 웅얼거렸다.
세이의 손길이 아렌의 싱싱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 순간을 기억하려는 듯 단 한 순간도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허술하면서 매혹적인 눈빛에 아렌은 쑥스러운 기분을 숨기기 위해, 침구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세이가 천천히 상체를 숙여 다가왔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감긴 눈두덩 위에 포개어 살짝 눌렀다. 어쩐지 매혹적인 향기가 은은하게 풍겼다.
“쉬십시오, 아렌.”
녹아들듯 달콤하게 속삭이는 음성에 아렌은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 세이의 온기, 낮은 음성, 그리고 부드러운 입맞춤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민망했기 때문이다.
촉촉한 소리와 함께 떨어질 때조차 가볍고 우아했다. 감정을 갈무리하여 눈을 떴을 땐 이미 세이는 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머리끝까지 채우던 묘한 긴장이 탁 풀려버린 아렌은 침대 안쪽으로 스르르 내려가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