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황군이 토벌을 위해 숙주로 떠난다. 어지러운 전란을 이용해 검휘는 교의 이익을 도모하고, 창은 태자의 세력을 불리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군의로 비휴를 따라나선 장아정 의원의 빈자리를 메우려 혜림원은 분주해지고, 인질이 된 홍민을 구하기 위해 동현은 필사적으로 방법을 찾는다.

점점 드러나는 숙주 반란의 진실, 비휴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큭큭, 대단하군.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진행되고 있어."
캬르릉?
비휴의 괴로운 웃음에 여홍이 탁자로 폴짝 뛰어올라 물었다.
"아, 여홍아. 미안해."
캬르릉, 캬릉?
"뭐가 미안하냐고? 그냥 이것저것 다 미안해."
여홍이 오른 발을 들어 비휴의 이마를 짚었다.
캬르르……?
"열이라도 올라 이것이 꿈이었으면 싶다. 이것이 환상이라고……."
캬르르릉.
"아니야. 아정 누님을 부를 일이 아니야. 안아봐도 돼?"
비휴를 노려보던 여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휴는 여홍을 꼭 안았다.
"따뜻해."
캬르르릉.
"그래, 내가 이상하지? 하아, 황궁에서 말야, 내가 자라온 곳은 항상 추웠어. 털옷을 입고 화로 몇 대를 피워도 항상 추웠거든. 살아남는 것도 버거웠어. 삶을 포기하려 할 때 창을 만났지."
캬르르릉?
"그래, 공야문창. 그 녀석이 곁에 있어줬어. 지금까지 날 살아있게 만들어줬지. 류와 휘, 널 만나게 해줬지."
크릉.
"너가 있고, 류와 휘가 있고, 그리고 창이 있고. 그래서 겨울이라도 춥지 않아. 하지만 괴로워."
캬르르릉?
"나 때문에 그 녀석이 변했다는 게 너무 괴로워."

< 본문 중에서 >

 

<작가 프로필>

최수선
서식지는 부산으로 종종 전국에 출몰하기도 한다.
나이가 드니 날이 궂으면 온몸이 아프다고 징징거리고 있음.
새해가 될 때마다 날씨 좋은 나라에 가서 한 달 이상 놀다오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글 쓸 생각은 안 하고 놀 궁리만 하고 있다고 야단맞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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