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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첫사랑 하는 남자
미스망고 지음로망띠끄201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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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 독자평점 | :  [참여수 1명] |
| 듣기기능 | :  TTS 제공 |
| ISBN | : 979-11-258-069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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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하는 남자, 위수혁.
시우를 보고 있으면, 그는 생소한 단어 하나가 자꾸 심장을 건드리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로맨틱하다.
지금, 수혁은 그 뜻을 어쩌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첫사랑을 잃은 여자, 민시우.
“이제야 알았어. 지금의 봄은 그때의 봄이 아니라는 거.”
시우가 투명하게 웃으며 잔뜩 힘이 들어간 수혁의 손에 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이젠 놓으려고. 봄은 끝났으니까. 지금은 봄보다 더 뜨거운 여름이니까.”
-본문 중에서-
“더 정확히 말하면.”
더 정확히 말하면? 시우는 수혁의 말에 빠르게 뛰는 심장을 이상하게 여기며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싫어한 적 없단 말론 표현하기 부족하지.”
“그럼?”
“너 당황할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면……나 민시우 너 좋아했었다.”
쾅. 쾅. 쾅. 시우는 벼락을 맞은 듯한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수혁을 바라보았다. 수혁은 시우의 그런 반응을 미리 예상한 사람처럼 흔들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수혁의 담담한, 혹은 나른한 목소리가 마치 어설픈 사랑 고백을 하는 소년의 것처럼 은밀한 떨림을 감춘 채 흘러나왔다.
“어린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이성한테 표현은 못 하고 못살게 구는 거. 딱 그거였어, 이제 생각해보니.”
수혁이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사실은 심장이 당장이라도 타들어 갈 듯 뜨거웠지만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지금 누가 보더라도 한 번쯤 말을 걸어 보고픈 매력적인 남자의 모습이었다.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날 좋아했다니, 그게 무슨…….”
“날 싫어한 이유가, 내가 널 먼저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었지.”
당황해 더듬거리는 시우의 말을 잘라낸 수혁이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자신의 올곧은 시선으로 옭아매었다. 빨려들 수밖에 없는, 끝이 안 보이는 검은 동공에 하릴없이 심장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말, 내가 널 좋아하면 너도 날 좋아할 수도 있다는, 그런 뜻으로 생각해도 되나?”
[미리보기]
“……류도원은 죽었어. 그리고 민시우 넌 살아있고.”
시우의 커다란 눈에서 결국 후드득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정작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건 수혁이었지만, 그는 울지 않았다. 수혁이 우는 시우를 안아주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시우는 그의 손을 냉정히 쳐내며 한 발 물러섰다.
“나,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
“…….”
“위수혁 네가 뭐라고 그딴 말을 해!”
지금이 새벽 2시라는 것도 망각한 채 시우는 목청껏 크게 소리 질렀다. 그렇게 하면 도원이 죽었단 수혁의 말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처럼. 죽은 도원이 그 목소리에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그러나 그녀의 비명 뒤에 따르는 건 비난보다 더 모진 수혁의 침묵뿐이었다. 분노와 절망이 뒤섞여 그녀의 시야를 마구 어지럽혔다. 시우는 온전하지 않은 정신을 부여잡고 생각나는 대로 마구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나 다 알아. 네가 도원이 싫어했던 거! 왜 그랬어? 왜, 왜! 도원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
“네가 얼마나 못됐었는지 알아? 아무것도 모르는 도원이, 친구라고 너 감쌀 줄 밖에 모르는 그 불쌍한 애. 뒤에서 헐뜯으면서도 넌 전혀 아무렇지 않았지? 예나 지금이나 넌 똑같아. 여전히 이기적이고 못됐어. 내 기분 따위야 어떻든, 넌……너는…….”
시우가 얼굴을 뜨겁게 적시는 눈물을 훔쳐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수혁의 표정에서 그녀는 기묘한 죄책감을 느끼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잘못한 건 수혁인데. 내가 아닌데. 그런데……. 시우의 머릿속이 혼란스럽게 뒤엉켰다. 자신을 책망하지도, 원망하지도 않는 그저 서럽고 우울한 검은 눈동자. 울음을 참으려 바짝 힘을 준 턱이 파르르 전율했다.
“가.”
더 이상 그와 마주했다간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 같아 두려웠다. 시우는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수혁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 그녀의 발목을 쥐고 놓지 않는 수혁의 꽉 잠긴 음성이 거친 바람조차 붙잡아맨다.
“……좋아했었다고 말했잖아.”
도원은 죽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가슴이 내려앉았다.
“널 좋아한 만큼, 그 자식이 미웠을 뿐이야.”
그리고 덧붙여 들려오는 말은 이내 채찍이 되어 시우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속절없이 떨리는 심장이 두려워서, 시우는 결국 수혁을 덩그러니 버려둔 채 그 삭막한 골목 위를 내달렸다.
목 차
01
02
03
04
05
06
07
08
09
10
11
12
13
14
15
시우를 보고 있으면, 그는 생소한 단어 하나가 자꾸 심장을 건드리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로맨틱하다.
지금, 수혁은 그 뜻을 어쩌면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첫사랑을 잃은 여자, 민시우.
“이제야 알았어. 지금의 봄은 그때의 봄이 아니라는 거.”
시우가 투명하게 웃으며 잔뜩 힘이 들어간 수혁의 손에 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이젠 놓으려고. 봄은 끝났으니까. 지금은 봄보다 더 뜨거운 여름이니까.”
-본문 중에서-
“더 정확히 말하면.”
더 정확히 말하면? 시우는 수혁의 말에 빠르게 뛰는 심장을 이상하게 여기며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싫어한 적 없단 말론 표현하기 부족하지.”
“그럼?”
“너 당황할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면……나 민시우 너 좋아했었다.”
쾅. 쾅. 쾅. 시우는 벼락을 맞은 듯한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수혁을 바라보았다. 수혁은 시우의 그런 반응을 미리 예상한 사람처럼 흔들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표정이었다. 수혁의 담담한, 혹은 나른한 목소리가 마치 어설픈 사랑 고백을 하는 소년의 것처럼 은밀한 떨림을 감춘 채 흘러나왔다.
“어린 남자애들이 좋아하는 이성한테 표현은 못 하고 못살게 구는 거. 딱 그거였어, 이제 생각해보니.”
수혁이 잔잔하게 미소 지었다. 사실은 심장이 당장이라도 타들어 갈 듯 뜨거웠지만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지금 누가 보더라도 한 번쯤 말을 걸어 보고픈 매력적인 남자의 모습이었다.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날 좋아했다니, 그게 무슨…….”
“날 싫어한 이유가, 내가 널 먼저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었지.”
당황해 더듬거리는 시우의 말을 잘라낸 수혁이 흔들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자신의 올곧은 시선으로 옭아매었다. 빨려들 수밖에 없는, 끝이 안 보이는 검은 동공에 하릴없이 심장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말, 내가 널 좋아하면 너도 날 좋아할 수도 있다는, 그런 뜻으로 생각해도 되나?”
[미리보기]
“……류도원은 죽었어. 그리고 민시우 넌 살아있고.”
시우의 커다란 눈에서 결국 후드득 눈물이 떨어져 내렸다. 정작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건 수혁이었지만, 그는 울지 않았다. 수혁이 우는 시우를 안아주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시우는 그의 손을 냉정히 쳐내며 한 발 물러섰다.
“나,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
“…….”
“위수혁 네가 뭐라고 그딴 말을 해!”
지금이 새벽 2시라는 것도 망각한 채 시우는 목청껏 크게 소리 질렀다. 그렇게 하면 도원이 죽었단 수혁의 말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처럼. 죽은 도원이 그 목소리에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처럼. 그러나 그녀의 비명 뒤에 따르는 건 비난보다 더 모진 수혁의 침묵뿐이었다. 분노와 절망이 뒤섞여 그녀의 시야를 마구 어지럽혔다. 시우는 온전하지 않은 정신을 부여잡고 생각나는 대로 마구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나 다 알아. 네가 도원이 싫어했던 거! 왜 그랬어? 왜, 왜! 도원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
“네가 얼마나 못됐었는지 알아? 아무것도 모르는 도원이, 친구라고 너 감쌀 줄 밖에 모르는 그 불쌍한 애. 뒤에서 헐뜯으면서도 넌 전혀 아무렇지 않았지? 예나 지금이나 넌 똑같아. 여전히 이기적이고 못됐어. 내 기분 따위야 어떻든, 넌……너는…….”
시우가 얼굴을 뜨겁게 적시는 눈물을 훔쳐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 것도 느낄 수 없는 수혁의 표정에서 그녀는 기묘한 죄책감을 느끼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잘못한 건 수혁인데. 내가 아닌데. 그런데……. 시우의 머릿속이 혼란스럽게 뒤엉켰다. 자신을 책망하지도, 원망하지도 않는 그저 서럽고 우울한 검은 눈동자. 울음을 참으려 바짝 힘을 준 턱이 파르르 전율했다.
“가.”
더 이상 그와 마주했다간 감당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 같아 두려웠다. 시우는 뭔가에 쫓기듯 서둘러 수혁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런 그녀의 발목을 쥐고 놓지 않는 수혁의 꽉 잠긴 음성이 거친 바람조차 붙잡아맨다.
“……좋아했었다고 말했잖아.”
도원은 죽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의미로 가슴이 내려앉았다.
“널 좋아한 만큼, 그 자식이 미웠을 뿐이야.”
그리고 덧붙여 들려오는 말은 이내 채찍이 되어 시우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속절없이 떨리는 심장이 두려워서, 시우는 결국 수혁을 덩그러니 버려둔 채 그 삭막한 골목 위를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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