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탈출기[virgin脫出記]''''가로등 불빛만이 어스름 하게 창문을 통과해 비춰 오는 어두운 공간. 아무도 없을 법한 그 공간 끝에 남녀의 거친 숨소리가 조용한 방안을 후끈 달구고 있었다. 진헌은 눈앞에 여체를 바라보며 만족스런 신음을 흘렸다. 꽤나 자신을 애먹인 상대였다. 튕기는 것이었는지 아니면 원래 이쪽에 관해서는 단호한 편인지 상대 여자는 전 여자들과는 다르게 약간의 노력을 더 필요로 했다. 어찌되었건 결과는 전과 다를 바 없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도 잠시, 진헌은 곧 자신의 단단한 몸에 닿아오는 말랑하고 매끄러운 여자의 살결에 점차 머릿속에 생각들을 지우기 시작했다.'순간 여자가 자신을 약하게 밀어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미 끝이 보이는 유리한 게임을 앞에 두고 순순히 물러날 진헌이 아니었다. 여자 혼자 사는 자취방에 남자를 들이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물론 순수하게 ‘커피한잔 마시고 가라.’ 는 뜻일 수도 있겠지만 진헌이 생각하기에는 그런 여자들의 입에 발린 말은 내숭이자 가식이었다. 진헌은 자신의 어깨를 미약한 힘으로 밀어내는 여자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 쥐었다. 얘 이름이 뭐더라? 미진이? 미정이? 떠오르지도 않는 상대의 이름을 쥐어 짜보며 진헌은 잡은 여자의 팔목으로 입술을 천천히 문질러갔다.'“괜찮아, 긴장 하지 마.”'여자의 굳어있던 몸이 서서히 긴장을 푸는 것이 느껴졌다. 진헌은 속으로는 ‘그럼 그렇지’ 하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여자의 반항이 이어지지 않도록 재빠르게 손을 움직여 나갔다. 입술을 거칠게 입안에 머금고는 뼈마디가 굵고 기다란 손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풍만한 여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자신의 입속으로 희열의 찬 신음소리를 내뱉는 여자를 느끼며 진헌은 좀 더 그녀를 달아오르게 하고자 손바닥으로 분홍빛 정점을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다리를 꼬며 진헌의 목에 팔을 감아오며 매달리는 여자의 행동에 진헌은 묵직해져 오는 자신의 분신을 느끼며 거칠게 바지 버클을 풀어내었다. '여자는 이제 거절은커녕 한껏 달아올라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손을 조심스레 미끄러트려 여자의 중심부로 향하자 촉촉하고 따뜻한 샘물이 진헌을 환영하며 꿀물 흐르듯 흐르고 있었다. 온몸에 피가 지금이라고 외치며 정신없이 전신을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제 막 자신의 남은 마지막 속옷까지 벗어던지려는 찰나 타이밍 절묘하게도 진헌의 최신 벨소리가 잔뜩 달아오른 방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울리기 시작했다. '“저기……전화…….”'“됐어, 신경 쓰지 마.”'전화 벨 소리에 이성을 되찾은 듯 당황한 기색을 비치는 여자를 내리 누르며 진헌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이 시간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 사람은 한사람뿐이 없었다. 부모님이야 자신이 도서관에서 눈에 불을 켜며 책과 씨름 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 치 않고 있으니 제외였고, 친구 놈들 중에도 자신의 성격을 아는 이상 가장 중요한 이시간대에 전화를 걸 간덩이 부은 놈은 없었다. ‘울리다 말겠지‘ 라고 생각 하며 이미 반 이상은 정신을 차린 여자를 붙잡고 진헌은 그녀의 유혹적인 몽우리를 한가득 입에 머금었다. 헉 하는 숨소리와 함께 자신의 머리를 끌어안는 그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다시 용기를 얻은 진헌은 자신의 유연한 혀로 여자의 정점을 희롱하기 시작했다. 간드러지는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자를 올려다보는 진헌의 눈은 다시금 뜨거운 무언가로 빛나고 있었다.'그때 또 다시 울리는 진헌의 우렁찬 벨소리. 진헌의 입안에서 욕지기가 절로 흘러 나왔다. 그런 진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흐릿해져 있던 여자의 눈동자는 이미 말똥거리고 있었다. 급히 시트로 가슴을 가리던 여자가 불편한 표정으로 진헌을 재촉했다. '“저, 전화 받아요.”'“제기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하던 거 하자.”'“됐으니까, 우선 전화부터 받아 봐요.”'이미 진헌을 경계에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여자를 보며 진헌은 ‘좆 됐다’를 연신 외쳤다. 대학교 내의 소문이 자자한 청순녀를 자신이 넘어트리나 했더니, 무슨 하늘의 장난인지 중요한 순간에 저 망할 놈의 핸드폰이 초를 쳐댄다. 거친 동작으로 몸을 일으킨 진헌은 신경질적으로 옷가지 속에 핸드폰을 찾아 들었다. 역시나 진헌이 예상했던 것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액정에 뜨는 글자는 추녀지윤희였다. 그냥 핸드폰 배터리를 뽑아 버릴까 생각하던 진헌은 이미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낮은 욕지거리와 함께 거칠게 폴더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