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내게 원하는 게 뭐죠?”''도경은 왠지 모를 불길함에 어깨를 움츠렸다.'태준은 들고 있던 잔의 술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넣은 후, 빈 잔을 내려놓았다.''“1주일.”''그가 말을 이었다.''“4년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여기 이 별장에서 나와 1주일간 지내는 거야. 그리고 나면 아무 조건 없이 널 보내주지.”''1주일. 대체 이 남자는 무슨 생각에서 이런 제의를 하는 걸까?''“딱 1주일이면 돼. 그게 전부야. 그럼 우리 사이의 빚은 완전히 청산되는 거야. 그 후엔 아무리 네가 애원해도 더 이상 널 곁에 두지 않을 테니까.”''''작가의 글''근 일년만에 태준과 도경의 이야기를 다시 펼쳐 보게 되었습니다. 왠지 오래 묵혀둔 일기장을 새로 꺼내 읽는 것처럼 퍽 쑥스럽더군요. 나름대로는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여겼던 글이었는데, 다시 보니 군데군데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한 책으로 엮으면서 아쉬움을 가졌던 몇몇 장면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껄끄러움으로 남아 마음에 걸리기도 했구요. 보면서 여긴 이렇게 고쳤으면 좋았을 텐데, 저긴 이런 장면을 더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고, 그러면서 두 사람의 얘기를 또 한번 정리했습니다.'많이 부족한 글이었지만, 저 자신에게는 무척 많은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몹시 행복하다는 기분을 맛보게 해 준 이야기였습니다. 멋모르는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연재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세심한 관심을 가져 주신 데다, 운 좋게도 책으로까지 엮어 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활자로 찍혀 나온 글을 들춰보며 혼자서 무척이나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어떻게 봐 주실까 리뷰를 기다리며 몹시 긴장하고 불안해했던 순간들도 고스란히 떠오르더군요. '솔직히 처음 연재를 시작을 할 때만해도 꽤나 진부하고 식상한 소재라 걱정을 많이 했었답니다. 빤한 소재지만 기존의 이야기 방식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접근을 해야지, 그렇게 마음을 먹었으면서도, 그런 방식이 나 혼자만의 새로움이 되지는 않을까 많이 불안했었습니다. 때문에 중간중간 격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아니었더라면 도저히 끝을 맺지 못했을 겁니다. 정말이지 그 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군요. 또한 덧붙여 제 글의 ebook 작업을 위해 고생하시는 은영님, 그리고 신영미디어 측에도 감사를 드립니다.'좀 더 나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정성이 들어 있고 성의가 엿보이는 성실한 글. 한 걸음씩 계단을 올라가듯 점점 발전해 가고 있구나, 그렇게 느낄 수 있는, 노력하는 글. 다음 번엔 이보다 조금 더 나은 글로 뵐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두 번째 후기라 좀 쉬울 줄 알았는데, 힘들기는 어째 처음이나 마찬가지로군요. 모쪼록 즐겁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구요, 늘 건강하세요.'-2005년 1월 최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