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나의 곁으로

-1-''''[너…… 사실이니? 내가 들은 말이 전부 다 사실이야?]'가슴이 두근거린다. 눈이 시큰거리고, 코끝은 점차 찡해진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자꾸 새나오려 한다. 이건 분명 꿈이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 때의 슬픔과 아픔이 고스란히 다 전해져, 추가 하나씩 더해지듯 고통의 무게가 늘어만 간다.'[다 들었다면서 뭘 굳이 확인하려 하지?]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뭘.]'몸서리치게 차가운 목소리다. 몇 백 년이 흘러 듣는다 해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그놈만의 목소리.'[그러니까 내가 얘기했잖아. 나한테 길들여지지 말라고. 돌아서면 언제든 남이 될 수 있게끔, 길들여지지 말라고 했었잖아. 잊었어? 난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말이야.]'나쁜 놈. 나쁜 새끼. 빌어먹을 자식. 순식간에 한가득 맺혀버린 눈물 때문에 그놈의 얼굴이 흐릿했지만, 나는 분함과 배신감에 사로잡혀 힘껏 녀석을 향해 팔을 뻗었다.'“아악! 야, 이거 못 놔? 이게 왜 또 지랄이야!”'어라, 그런데 갑자기 주인공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그렇다면 꿈에서 깨어난 것인가?'“야, 하소연! 너 진짜!”'스리슬쩍 눈을 떠 코를 훌쩍이며 일어났다. 이런. 윤이 내게 잡혔던 머리털을 감싸 쥐며 절규를 하고 있다. '“미안하다, 미안해.”'“등신 같은 계집애! 눈물이나 닦아! 대체 무슨 꿈을 꾸기에 울고불고 난리야?”'핸섬한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나를 노려보고 있는 저 남정네는, 나와 2분 차이로 누나와 동생으로 엇갈린 이란성 쌍둥이 하 윤이다. 그런데 윤은 자신이 쌍둥이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어린 시절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절대 남에게 알리질 못하게 했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고생하며 자랐는지 모른다.'“미안하다고 하잖아. 그런데 너 아침부터 누나한테 등신이 뭐냐, 등신이?”'“누나는 개뿔.”'윤은 짜증난다는 얼굴로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이내 화장대 거울 앞에 서서 망가진 머리칼을 다시 매만졌다. '“너 그런데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보는데.”'“응?”'“너 오늘 면접 있다고 그러지 않았냐?”'헉. 맞다, 면접!'나는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 같이 씹어 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 육봉달 선생처럼 벌떡 일어나 윤의 뒤통수를 냅다 갈겼다.'“이 자식아, 그걸 이제 얘기하면 어떻게 해!”'별안간 뒤통수를 테러 당한 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분노의 불길을 활활 태웠다. 하지만 화장실로 잽싸게 튀며 야심 차게 씨익 웃었지만 곧 바로 들려오는 윤의 목소리에 1초도 되지 않아 도로 튀어나가야 했다.'“바이크 태워달라는 소리는 하지 마라.”'“윤아!”'욕실 문을 벌컥 열고 나와 윤의 팔에 매달려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지금 윤의 바이크가 아니라면 오늘 면접은 공쳐야 할지도 몰랐다.'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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