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적인 호텔 기업의 사장인 윤정회. 그에겐 어릴 적부터 곁에 있어 주던 유능한 비서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진세영이었다.

서울. 그 넓은 도시에서 또한 넓은 집에서 정회는 잘 지내고 있었다. 세영은 정회의 아침밥을 차렸다. 정회는 그녀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예쁜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도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맛있군.”

정회가 간단하게 말을 했다. 세영이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노력해야 되겠어.”

정회의 말에 세영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냥 좋다고만 하고 넘어가면 어디가 덧나? 세영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아침밥을 먹는 정회를 쳐다봤다.

“시선이 너무 그윽하군.”

정회가 말을 했다. 세영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제가 사장님을 좋아하나 봅니다.”

세영의 말에 정회가 피식 웃었다.

“내 곁에 있는 여자는 너 뿐이긴 해.”

“하지만 여자로 보이진 않나요?”

세영이 물었다. 정회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난이었다.

“예쁘긴 한데 매력이 떨어지는군.”

정회가 그렇게 장난을 쳤다. 세영이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따라 농담이 지나치시네요.”

“농담이라니. 나는 농담을 하지 않아.”

정회가 거짓을 말했다. 세영이 아랫입술을 잘근 씹은 채 정회를 바라보다가 말을 했다.

“점심 반찬은 조금 맛없을 수도 있습니다.”

세영의 말에 정회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런 건 재미없어.”

“저도 재미없습니다. 그러니까 장난치지 마세요.”

세영이 말을 했다. 정회가 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매력이 더 있는 여자였으면 좋겠군.”

정회가 말을 했다. 장난인 것을 안다. 평상시에 장난이 심한 정회였다.

“누가 말입니까?”

“너. 진세영.”

“후후. 저는 지금도 매력이 넘칩니다.”

“아니야. 그렇지 않아.”

정회의 농담에 세영은 상처를 받고 말았다.

“조금 있다가 샤워를 할 거야?”

정회가 세영에게 물었다. 세영이 피식 웃었다. 애기처럼 좋아하는 정회였다. 귀여웠다.

“아니요. 안 할 겁니다.”

“너도 내게 장난을 치니?”

“아닙니다.”

정회가 미간을 좁혀서 세영은 군기가 바짝 들어간 채 이야기를 했다. 잘리면 안 되니까.

“절 자르시면 후회하실 겁니다.”

세영이 말을 했다. 정회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었다.

“나도 알고 있어.”

“그러니까 자르지 마십시오.”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 이야긴 그만해.”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니까.

정회가 아랫입술을 잘근 씹었다.

“내가 널 자르는 일은 없어.”

정회가 어금니를 꽉 씹었다.

“그런 말 절대 하지 마.”

정회가 차갑지만 다정한 눈동자로 세영을 바라봤다.

“여자로 보지도 않으시면서…….”

세영이 울상을 지었다.

“그런 말도 좀 하지 말고.”

정회가 말을 했다. 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 좋아.”

정회가 세영을 바라봤다. 매력 넘치는 세영을.

정회는 정원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세영이 다가와서 정회에게 눈웃음을 날렸다.

“사장님, 차 한 잔 드시겠습니까?”

세영의 물음에 정회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응. 한 잔 줘.”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세영이 집 안으로 들어가서 차를 끓여 나왔다.

“아메리카노입니다.”

“그래. 아메리카노 참 좋지.”

정회가 세영을 향해 웃었다.

“……사장님…….”

세영이 정회를 바라봤다. 정회가 아메리카노를 마시다가 세영을 바라봤다.

“그 웃음 저한테만 보여주시겠습니까?”

세영의 말에 정회는 당황하게 말았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 웃음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세영이 말했다. 정회는 당황하게 말았다.

“그런 말…….”

“사랑합니다, 사장님.”

세영이 뜬금없는 고백을 했다. 정회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 말라고 하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