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1장. 계약'2장. 평생의 구속'3장. 그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따뜻하다'4장. 지독한 외사랑'5장. 할아버지와 저 사이에 그 아이를 결부시키지 말아주세요'6장. 사랑은 철학이 아닌 마음이다'7장. 하늘이를 위해서라면……'8장. 10년이 넘게 해바라기한 나를 보아주면 안 되겠니?'9장. 이제 해바라기 싫어. 나도 꽃을 향해 날아가는 벌이 되고 싶어'10장. 내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니?'11장. 과거에서 현재로……'12장. 놓아줄 수 없다'13장. 당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인정합니다'에필로그 ''''''“언제까지 절 못살게 굴 건가요?”''“평생.”''자신이 내뱉은 말이 가슴 한구석을 세게 찔러대었다. 송곳 같은 날카로움이 온몸을 난자하는 거 같아 영민은 걸음이 잠시 휘청거렸지만 하늘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왜 저한테만 그렇게 잔인하게 구세요?”''흐느낌이었다. 순간적으로 영민은 앞으로 내딛던 발걸음을 멈추고 등을 돌려 하늘을 마주 보았다. 맑은 눈동자에 맺혀 있는 눈물을 보자 그 때가지 지탱해주던 모든 것이 와르르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하늘아.”''자신을 부르는 그 애절함에 하늘은 한 걸음 다가섰다. 무섭고 두렵고 끔직한 존재이기는 했지만 이 사람처럼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아는 사람도 드물었다. 하늘은 망설임을 멈추고 등을 소리 나게 때렸다. 퍽, 퍽, 하는 소리가 들리고 몸을 돌리고 있던 아저씨가 자신을 향해 가슴을 돌리더니 꼭 끌어당겼다. 말이 필요 없었다.''“아저씨가 제게 원하는 게 뭐예요?”''찔끔 눈을 꼭 감았다. 입 안에서는 당장이라도 말하라고 자신을 부추기고 있었지만 막상 말을 토해내지 못했다. ''“마치 원하는 게 있다면 다 줄 것처럼 말하는구나.”''“줄 수 있어요.”''“널 원한다면?”''경악한 듯 벌어지는 입을 보며 영민은 거리를 좁혔다. 이미 말은 자신의 입 밖으로 나가 버린 상태였다.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었다. 하늘은 핀으로 자신을 고정시킨 것처럼 옴죽 달싹도 하지 못했다. ''“제 정신이죠.”''“지극히 정상이야.”''손목에 채워진 단추를 풀며 영민은 하늘을 궁지로 몰아갔다. 벽에 몸이 닿아 더 이상 피할 길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느긋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못 믿겠다면 보여주지.”''“이……, 이러지 말아요.”''하늘의 손을 세게 움켜쥐고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당장이라도 밖으로 나가려는 몸을 돌려 세우고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입 벌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입술을 악물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얼굴을 끌어당겼다. ''“줄 수 있다고 한 것은 너야. 저번에도 말했다시피 난 내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