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화위복(轉禍爲福)'2. 우리 영화 볼래요? '3. 도둑이 남긴 선물? kiss '4. 사랑이란 번쩍, 벼락처럼 어느 순간 찾아오는 것 '5. 살신성인하면 사랑이 올까? '6. 내가 편애하는 건 오직 당신뿐 '7. 그냥, 그렇게 좋아져버리더라 언제부턴지도 모르게 '8. Happy Birthday To You '9. 사랑을 감추다 '10. 하얀 밤 홀로 지새는 날, 당신도 그리워하고 있습니까 ''Behind Story 하나. 오렌지색 레이스 우산의 비밀 'Behind Story 둘. 햇볕 가득한 우리 집 'Behind Story 셋. 결혼 'Behind Story 넷. 허니문 베이비''작가 후기''''“나중에 1층 현관 들어오는 곳에 샤시문 달려고 하거든요. 그것도 열쇠 좀 부탁드릴게요.”'봉태가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깍듯하게 부탁하자 수리공도 모자를 벗으며 쑥스럽게 웃으며 알았다 대답하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디지털로 하라니까 왜 이걸로 했어요?”'계단에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들리지 않자 가윤이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디지털 비싸잖아요. 이거도 얼마든지 쓸 수 있어요. 그리고 안에 걸쇠도 달았으니까 오히려 이게 더 마음이 편해요.”'“근데 왜 이렇게 작게 말해요. 아무도 없는데.”'“누가 들으면 쪽팔리잖아요. 돈 없어서 디지털 못했다는데.”'그녀의 대답이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 봉태는 차마 소리 내어 웃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기야 원생이라 해봤자 아줌마 몇 명이니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돈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원생 모집한다고 붙였다 그러더니 아무 연락 없어요?”'“아직 아무 연락이 없네요.”'“어제 붙였으니까 조금 있으면 연락 오겠죠. 참, 간판 새로 달아야 하지 않아요? 저번 건물에 있던 거 왜 안 가져 왔어요?”'“휴대전화 번호 바뀌었잖아요. 하려면 새로 해야 하는데 일단 원생이 조금 더 늘어나면 그때 하던지 하고…… 여기 문 앞에만 아크릴 판으로 조그맣게 주문하려고요.”'“그런데 왜 교습소를 화실로 적어놔요?”'“그냥 화실이 더 멋져 보이잖아요.”'“나, 참 싱겁기는. 단속 뜨면 어쩌려고?”'“에이. 잘 안 떠요. 배째하지, 뭐.”'계단에 서서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2층에서 아이의 목소리가 우렁차게도 울려 퍼졌다.'“선생님! 검사해주세요!”'“가윤 씨, 그럼 저녁에 3층에서 봅시다. 내려갈게요.”'봉태가 서둘러 이야기를 하고는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그런 그의 뒷모습을 계단 난간 아래로 물끄러미 바라보던 가윤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눈을 감고 가슴에 한쪽 손을 가져다대고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어제 사준 차이나 풍의 흰 셔츠에 물 빠진 아이스 블루 빛의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 무척이나 근사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늘 입는 검정색 정장바지를 입지 않았다. 늘 실내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여름의 강렬한 태양빛에 한 점 그을리지 않고 깨끗했고 안경너머 서늘한 눈매와 단정하고 깔끔한 선 고운 얼굴이 조선시대 선비를 연상케 했다. 그런데도 반팔 셔츠 아래로 언뜻 언뜻 보이던 팔뚝은 군살 한 점 없이 적당한 근육이 잡혀 보기 좋았다. 그 팔로 자신을 품에 껴안고 있었다는 생각이 나자 가윤의 하얀 뺨이 금세 발그레 달아올랐다. ''‘10년 동안 꿈꿔왔던 이상형이 10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한 사람으로 인해 바뀌는 게 사랑이다. 벼락처럼 번쩍! 그 짧은 찰나에 찌릿찌릿 전기가 오면 그런 게 사랑이지 뭐, 사랑이 별거니?’''지금 이 감정이 사랑은 아닐지라도 분명히 무언가 특별한 것이긴 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감정은 아무런 특별한 일 없이도 어느 순간 벼락이 반짝하는 것처럼 그렇게 짧은 한순간으로 생길 수 있나보다. '그렇게 10초라는 짧은 찰나 동안에 누군가에 대한 감정이 바뀔 수도 있다는 민영의 말은 분명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