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지독하게 사랑한 여자 한다은'한 여자를 지독하게 밀어낸 남자 정지율'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던 남자 강현중''그들의 이야기.'''“한다은은 나 없으면 못 살아.”'“옛날 애인?”'강현중이 나를 보며 물어왔고,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좀 웃기지 않아요? 옛날 애인이 이렇게 하는 거.”'“너랑은 할 말 없으니까 비켜.”'“그쪽이야말로 그만 가시죠.”'어느 한쪽도 물러 날 생각이 없다는 듯이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이었다. '“한다은은 나 없으면 못 살아, 너 같은 게 끼어들 사이가 아니야.”'강현중이 낮게 웃었다. 이 남자를 알고 나서 처음 보는 표정이다.'“그쪽이 그렇게 믿고 싶은 거겠지.”'“뭐?”'“이 여자가 당신 없으면 못 사는 게 아니라 그쪽이 그렇게 믿고 싶은 거야.”'강현중의 말에 나는 정지율을 쳐다봤다. 금방까지 화나 있던 표정은 오히려 덤덤해져 있었다. 나는 오히려 이런 정지율 표정이 서늘하게 느껴졌다.'“너야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거지.”'“뭐요?”'강현중에게 향해 있던 정지율의 시선이 내게로 옮겨졌고, 정지율의 까만 눈동자가 내게 맞춰졌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낮게 웃으며 말 했다.'“웃기지 마, 나 없이는 못 살아. 한다은은 죽어도 나 못 잊어.”''' 현중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진짜, 진짜 고마워. 진심으로.”'남자가 천천히 뒷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그렇게 고마우면 나랑 연애 진지하게 생각해봐요. 난 안 울릴게요. 슬프게 안 할게요. 나랑은 달달한 연애만 할 수 있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나 진지하게 생각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