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룸의 출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둘은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성준이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먼저 나가신 이강현 사장님하고 친구 분들이 전해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선물이라고. 꼭 바로 풀러 보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직원은 작은 쇼핑백 하나를 건네주고 다시 문을 닫고 나갔다. '“이것들 또 뭔 수작들을 부리는 거야?”'얼떨떨했던 것도 잠시, 수린의 말에 성준도 엉뚱한 그녀의 친구들이 또 뭔가를 꾸민 건가 싶어 손에 들린 쇼핑백이 괜히 부담스러웠다.'“혹시 무슨 폭탄 테러 이런 거 당하는 거 아니겠지?”'“너도 이제 내 친구들에 대해서 감 좀 잡았구나. 아마도 폭탄 테러 맞지 싶다. 내 친구들이라 내가 잘 알아서 그러는데 절대로 꽃방석이 들어 있지는 않을 거야. 아마도 폭탄이 맞을 거 같다.”'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둘은 내용물이 궁금해 쇼핑백을 열고 안에 있는 상자들을 꺼냈다. 대, 중, 소로 사이즈도 각각인 세 개의 상자 중 두 개는 포장이 되어 있었고 가장 작은 하나는 포장이 되어 있지 않았다. 수린이 그 작은 상자의 뚜껑부터 열어 보았다. '“헉!”'“헐!”'둘의 반응이 똑같았다. '“폭탄이 아니라 지뢰인데…….”'성준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수린의 표정은 더욱 멍해져갔다.'폭탄이 아니라 지뢰라는 선물은 2501이라는 숫자가 적힌 호텔 룸의 카드키였던 것이다. 아주 대놓고 둘을 엮어 주려는 노력치고는 너무 노골적이고 적나라했다.'‘얘네들이 정말 미쳤나?’'수린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것도 기대되는데.”'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세 개중 중간 크기 상자의 포장을 성준이 벗기려 하자 수린이 그를 말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 안에 황당한 무언가가 들어 있을 게 뻔해 수린은 그에게서 상자를 빼앗았다.'“됐어. 안 풀어 봐도 될 것 같아. 이건 지뢰보다 더 할 수 있으니까 생략하자.”'“왜? 성의를 무시하면 안 돼지.”'다시 수린의 손에서 빼앗아 와 포장을 벗기자 이번에는 더욱 기가 막힌 둘의 표정과 눈빛이 허공에서 얽혔다.'“악! 내가 못 살아, 진짜!”'수린은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괴로워했다. 황당한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던 성준에게서는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푸하하하하!”'성준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콘돔 한 박스였다.'“네 친구들 진짜 재밌다. 완전 연구 대상들인데……이런 강적들은 처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