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공항을 빠져나온 승용차 한 대가 강바람이 시원스럽게 부는 다리로 막 들어섰다. 공휴일이어서 그런지 제법 많은 차들이 다리에 줄을 서듯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서울은 여전하구나!”'차 안에 있는 게 답답한지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자가 차창을 열고는 밖을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예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거다! 강혁이 너 얼마만이지?”'운전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차창 밖을 바라보는 강혁을 향해 물었다.'“5년만인 거 같다.”'“5년? 생각보다 꽤 오래됐구나. 네가 한창 유명했을 때 떠났으니까, 그쯤 된 거 같다. 그런데 넌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냐? 유명인들은 다 그러는 거냐?”'“재민이, 너도 그대로인데 뭘 그래.”'강혁은 짙은 색의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려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했지만, 그 느낌은 왠지 다르게 다가왔다. '“강혁아, 이제 아주 온 거냐?”'“아니. 그런 건 아니야.”'“그럼 서울에 얼마나 있을 거니?”'“글쎄, 일 끝나는 거 봐서.”'서울에 잠시 머문다는 강혁의 말에 재민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졌다.'“강혁아.”'“재민아, 비행기에서 잠을 못 잤더니 피곤해. 얘기는 나중에 하자.”'강혁은 재민이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그의 말을 막으며 눈을 감아버렸다. 그런 강혁을 바라보던 재민이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아직도 그렇게 아픈 거냐…… 이제는 그만해도 되는데 말이다.’'강혁을 바라보는 재민의 눈에 걱정스러움이 짙게 묻어났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앉아 있지만, 지금 강혁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