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난 몇 년 사이 시드니에서 나단 휘트모어의 신작 연극 첫공연은 꽤 이름있는 행사로 자리잡아 가고 있었다. 공연 몇 주 전부터 여성 잡지며 신문에 다투어 홍보 기사들이 줄을 이었고, 오스트레일리아 수상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부부 동반으로 관람했다.' 젬마는 로비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유명하다는 것은 그녀에게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않았다. 오늘밤 이곳에 온 유명한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도 모르던 때가 있었다. 그땐 그들을 모른다는 게 삶에 전혀 불편을 주지 않았다.' 「웃으세요, 휘트모어 부인」 한 사진기자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미즈 캠벨도요」' 「웃어, 젬마」 첼레스트가 속삭였다. 「이건 네 생각이잖니. 난 반대했지만 오자고 우긴 사람은 너니까 웃어」 두 여자는 미소를 지었다. 젬마는, 카메라에 담고 있는 두 여자가 미즈 첼레스트 캠벨과 나단 휘트모어 부인일 뿐 아니라 모녀지간이라는 사실을 알면 기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그 뉴스는 시드니를 발칵 뒤집어놓을 것이다. 특히 젬마의 아버지가 바이런 휘트모어가 그녀의 생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캠벨 보석 사의 미모의 여사장과 휘트모어 오팔 사의 잘생긴 사장, 오랫동안 두 사람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젬마의 출생에 관련된 배경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젬마가 자기 딸인 줄 알고 데리고 도망쳤던 한 남자가 있었지만, 그가 죽고 20년 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젬마가 진짜 부모의 품으로 돌아온 사연을 짐작하는 사람은 없다.' 젬마도 그 사실을 안 지 겨우 사흘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친밀감과 후한 사랑을 부모에게서 느끼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잃어버렸다 되찾은 딸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다시 결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젬마는 몹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