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보기에 그 사람 어때?」'“예쁘네. 너랑 잘 어울리고. 널 많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그래? 누나 눈에 그렇게 보인단 말이지? 그렇다면 누나,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에 긍정으로만 대답해.」'혀로 입술을 적시는 기주를 보며 혜주가 인상을 찌푸렸다. '“나도 뭔지나 들어 보고 대답을 해야지. 무작정 Yes만 대답하라고 강요하는 건…….”'「무조건 Yes라고 대답하겠다고 약속해!」'기주가 그토록 진지한 표정으로 화를 낸 적이 없었기에 혜주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심호흡을 한 기주는 찬찬히 하나씩 혜주에게 질문했다.'「그 사람, 누나 마음에 들어?」'“그래. 마음에 들어. 참하고, 널 많이 좋아하는 것 같고.”'「그럼 내가 그 사람에게 내 정체를 밝힐 때까지 그 사람한테 접근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지?」'“얘는. 넌 내가 네 여자 친구 괴롭힐까 봐 그랬구나? 갖은 폼을 다 잡더니 고작 그것 때문이었어? 너도 코가 단단히 꿰였네. 한기주 많이 변했어.”'별 시답잖은 질문에 혜주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기주의 표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기주는 여전히 뭔가에 긴장한 듯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혜주를 쳐다보고 있었다.'「마지막 질문이야. 끝까지 Yes라고 대답해야 해.」'“그래. 알았어. 뭔데 그렇게까지 무게 잡았는지 한 번 들어나 보자.”'느긋한 혜주의 대답에 기주는 큰 결심을 한 듯 혜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그 사람, 앞을 못 봐. 그래도 누난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인정해 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