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들어주겠어.”''그러나 그녀는 마치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다는 듯 두 손으로 귀를 꽉 막아 버렸다. ''“아무것도 말하지 마. 널 증오해. 널 미워해. 네가 없어졌으면 좋겠어.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이런 세상 따위 다 던져 버리고 싶어.”''그녀의 정신이라는 작은 세계가 점점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었다. 정민이 결국 청아를 강제로 안아 큰 품 안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가두었다. ''“류청아, 사람들이 왜 전쟁을 하는지 아니?”''그가 청아를 안아든 채 천천히 침대로 걸어갔다. 그녀를 조심스럽게 눕힌 정민이 그녀의 이마를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하고 싶어 전쟁이 난다. 네가 말했었지. 네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랑했다고. 그래, 그래서 나도 이렇게 매일이 전쟁의 연속이다.”''정민의 낮은 목소리가 의식을 잃은 청아의 귓가로 흘러들고 있었다.''▶목차''포기해야 하는 것들에 관하여'raincoat'마음을 다해 안는다는 것'비(悲)의 서곡'다가오는 그림자'조금씩 나를 가리기'비탄'광기(狂氣)'어항 속의 금붕어'깊은 그리움의 끝'네 곁에서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