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끄트머리까지 피운 담배를 짓이기다가, 창 너머서 실려 드는 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들었다. 창문 밖, 시선 끝에서 새벽이 비 냄새를 머금고 밀려오고 있었다.'“잘못 들었나?” '더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긴 어떤 소리를 실어오기엔 3층은 만만치 않은 높이기도 했다. 혹시나 침대 쪽을 돌아봤다. 이불을 돌돌 만 커다란 누에고치 하나가 약간 기울어져 왼고개를 틀고 잠에 빠져있었다. 빽빽이 차있는 새 담뱃갑을 뜯어 한 개비를 빼내 물고 라이터를 켰다.'찰칵- '후우-'살짝 실려 온 바람에 불꽃이 꺼지자 몸을 구부리고 다시 찰칵 불꽃을 세웠다.'후우- '“?”'바람이 넘어오는 창을 바라봤다가 고개를 내밀고 주위를 둘러봤다. 더운 공기가 밀려들자 방 안의 에어컨 바람에 노출된 몸과 얼굴의 온도차만 커질 뿐이었다. 분명치 않은 뭔가에 홀린 기분에 대현은 이마를 찡그렸다. 어깨를 움츠려 찰칵 불을 댕기자 그의 찡그린 낯빛이 드러났다.'후우-'바람에 또 꺼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이 짜증스러워 창문을 닫으려던 대현은 멈칫해버렸다. 아무것도 없던 창틀의 빈 공간에 묘한 형체가 꾸물꾸물 부피를 늘리고 있었다. 물감이 풀어지듯 어둠과 섞여있어서 한계선을 긋고 이름 붙여 칭하기 애매했다. 허깨비라도 본 기분에 눈을 감았다가 부릅떴다. '“누구야?”'어둠속에서 두 개의 빛이 반짝 켜졌다.'“담밴 몸에 해로와.”'분명치 않은 소리는 앰프를 타고 넘어오는 것 처럼 형언할 수 없는 묘한 울림이었다.'“뭐?”'가느다란 어둠이 솟아져 다가와 입술 사이에 끼워져 있는 담배를 흡수하듯 빼앗아갔다.'“무슨 짓이야.”'“담배 냄새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