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의 날갯짓이 만든 재로 토지가 완성되고, 용왕의 힘을 빌려 만물의 태초가 탄생되니, 황하(黃河)에서 하도(河圖)가, 낙수(落水)에서 낙서(落書)가 나오고, 그것들은 곧 성인을 창조해 세상의 균형을 바로잡았다.' 무지개가 신모(神母)를 둘러쌓아 희(羲)를 낳고, 용이 비염(妃炎)과 관계하여 염휘(炎煇)를, 월아(月娥)가 소호(少昊)와 관계해 신동(神童)을 낳았는데 그가 이 세상을 다스린 최초의 천왕(天王)이니 이를 기이(紀異)라 했다.' 그는 이윽고 풍사(風師), 운사(雲師), 염사(炎師), 황아(皇娥), 심비(心妃)와 함께 나라를 평안히 다스렸다 한다. 다섯 명의 주재 신들에게는 각각의 신주가 있었는데, 왕이 말하기를 대대로 물려 인세의 때가 타지 않게 소중히 간직하라 전하였다. ' 풍사(風師)에게는 바람을 다스릴 수 있는 부채를,' 운사(雲師)에게는 구름을 다스릴 수 있는 기다란 창을,' 염사(炎師)에게는 불꽃을 다스릴 수 있는 붉은 구슬을,' 황아(皇娥)에게는 사랑을 위한 없어지지 않는 붉은 실 뭉치를,' 심비(心妃)에게는 사람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위한 심미경(審美鏡)을 내렸다.' 세상의 평안을 위하여, 모든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그리하여 하늘의 아들, 천무[天務]가 풍사, 운사, 염사, 황아, 심비와 더불어 천인 1000명을 이끌고 이 세상에 내려와 인간을 돕고자 하니 그 나라를 천무국[天務國]이라 명명하옵고 지상의 중심이 되고자 했다. ' 천무가 황제가 되어 법률을 만들고 규율을 치하하니 만백성, 온갖 금수들은 어김없이 그에 따라 평화로운 세상을 도모하고자 했노라'-천무국[天務國] 세기창조[世紀創造] 세기도록[世紀圖錄] 중에서 발췌-''세상이 만들어지고 나라는 부흥하니 세기도록에 기록된 대로 세상은 평화롭게 이룩되어 왔다. 선[善]만을 알고 악[惡]은 모르니 사람이며 짐승이며 하물며 식물들까지도 상부상조[相扶相助]를 하며 평화로움을 도모하였고 그 덕에 가을엔 풍년이요, 하늘이 잔잔하여 천재지변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였다. ' 하늘에는 하늘의 문을 지키고 있는 성스러운 동물 네 마리가 있었으니 동쪽엔 청룡이요, 서쪽에는 백호가,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가, 중앙에는 기린이 자리하고 있었다하는데. '봉황은 본디 성인(聖人)의 탄생에 맞추어 세상에 나타난다. 수컷은 봉(鳳), 암컷은 황(凰)이라고 하는데, 사이좋게 오동나무에 살면서 예천(醴川:甘泉)을 마시고 대나무 열매를 먹으며 산다하더라. '머리의 앞쪽은 수컷의 말, 뒤쪽은 사슴, 목은 뱀, 꽁지는 물고기로, 용과 같은 비늘이 있고, 등은 귀갑(龜甲)과 같으며, 턱은 제비, 부리는 닭과 같은 희귀한 모양새를 하고 있으며 5색의 깃털을 지니고, 울음소리는 5음(音)의 묘음(妙音)을 내며, 뭇 새의 왕으로서 귀하게 여기는 환상적인 영조(靈鳥)로 본디 성질이 순해 제 본분을 다했다 전해온다. '청룡은 머리에 날카로운 뿔이 있고 몸통은 뱀과 같으며 푸른 비늘이 있고 날카로운 발톱이 있는 네 다리를 가진 동물로 춘분(春分)에는 하늘로 올라가고 추분(秋分)에는 연못에 잠긴다고 여기는 동물로 날카로운 모양새와는 달리 묵묵히 제 할 일을 할 따름이다. 기린, 즉 수컷인 기(騏)와 암컷인 인(麟)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온순했다. 몸이 사슴 같고 꼬리는 소와 같으며, 발굽과 갈기는 말과 같으며, 빛깔은 5색의 서수(瑞獸)인데 이것이 출현하면 세상에 성왕(聖王)이 나올 길조라고 여겼다. '인은 이마에 뿔이 하나 돋아 있는데, 그 끝에 살이 붙어 있어 다른 짐승을 해치지 않는다 하여 인수(仁獸)라고 할 정도였고 백수(百獸)의 영장(靈長)이라는 점에서 걸출한 인물에 비유되고, 뛰어난 젊은이를 ‘기린아(麒麟兒)’라고 칭하므로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성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