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신을 심하게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이름을 부르는데 누구를 칭하는지 무거운 머리로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었다.'“윤시은 씨… 윤시은 씨.”'멀리서 들리던 목소리가 귓가에 가깝게 들리더니 이내 어깨를 흔들었다. 너무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귀찮아 손을 들었지만 올리는 손을 누군가 잡아당기는 것처럼 뚝 하고 떨어져버렸다.'“으휴, 일어나세요. 집에 가셔야죠.”'그제야 시은은 뜨이지 않는 눈을 가까스로 치켜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낯선 곳이라는 느낌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갑작스런 움직임 때문에 현기증이 밀려오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심호흡을 한번 내뱉고 눈에 힘을 주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여자에게 시선을 맞췄다.'“여… 여기는?”'“병원이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처음 자신을 흔들어 깨웠을 때와 달리, 목소리가 약하게 잠겨 있었다. 시은은 불안한 눈을 들어 주위를 조심스럽게 살피기 시작했다. 온통 흰색으로 칠한 벽과 하얀 가운을 입은 여자를 보며 그제야 병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픈 사람만 오는 이곳에 왜 자신이 누워 있는지 처음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유를 생각해내기 위해 머리를 쓸어올리던 시은은 엉덩이와 침대 사이에 뭔가 댄 듯한 느낌이 들어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이게?”'창피한 줄도 모르고 손을 더듬어 자신의 팬티로 손을 가져갔다. 손 안에 커다란 패드가 잡히면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기억나기 시작했다. 생각하기조차 싫은 영상들이 떠오르자 몸이 정신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비명을 지르려고 입을 벌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앞에 있는 여자의 팔을 세게 움켜잡았다.'“어… 어떻게 된 거예요?”'갑작스런 힘 때문에 놀랐는지 간호사가 손을 떨쳐내려고 했다.'“내 아기 잘못된 것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