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된 거야?”'카페에 막 들어선 동하를 본 연석의 첫마디였다. 책임감 하나는 알아줘야 할 녀석이라, 말 한 마디 없이 아르바이트에 빠질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수업 끝나자마자 카페에 들러 기다리고 있는 참이었다. 시연의 말이 마음에 무척 걸려서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끊은 후부터 계속 걱정을 해온 연석이다. 하지만 동하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태연하기만 했다. '“뭐가?”'그런 친구의 얼굴을 본 순간, 연석은 그대로 맥이 풀려버렸다.'“아……, 아냐, 됐어.”'연석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동하를 보고 어쩐지 캐묻는 것도 어색하겠다는 생각에, 자기 쪽에서 이야기를 접어 버렸다.'“미안하다, 나 땜에.”'“알면 밥이나 한끼 거하게 사.”'“물론이지, 근데 준구 형이랑 영란 누나는?”'“내가 오니까 마침 잘됐다면서 너 올 때까지 카페 좀 봐 달라고 하면서 나갔다.”'“하하……, 원래 장사엔 뜻이 없는 사람들이잖아.”'동하의 표정이 묘하게 밝았다. 평소 그다지 표정 변화가 많은 편이 아닌 동하라는 걸 알고 있는 연석은 힐끗힐끗 친구를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커피를 만들고 있던 동하가 그런 연석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고개를 들었다.'“오늘 학원 강의 없나 보지?”'“안 가!”'“왜?”'“그냥.”'연석의 말투가 약간 퉁명스러웠다. 걱정시킨 것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양 아무렇지도 않게,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한결 밝은 모습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를 보는 기분이 그리 썩 좋지가 않았다. 커피 메이커 앞에 서 있던 동하가 그런 친구의 심경을 알아차린 듯,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연석 앞으로 다가왔다.'“뭐 좀 만들어 줄까? 손님도 없는데.”'“됐어, 마.”'“왜 그래, 대신 일할 때 무슨 사건이라도 있었어?”'“…….”'연석이 기가 막힌다는 듯, 동하를 빤히 올려다봤다. 바보 취급당한다는 기분이 이런 건가? 갑자기 정말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연석은 그대로 픽, 하고 묘한 웃음을 흘리더니 의자에 있던 가방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정말 궁금한 듯한 표정을 하고 서 있는 친구를 그대로 휙 지나쳐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 '“대체 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