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셨어요?”'“왜 나는 안 찾으러 나와요?”'“네?”'“왜 나는 그 꼬마처럼 안 찾으러 나오냐구요.”'술 마신 사람치고는 발음은 정확했지만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젖은 눈으로 이주를 보며 억지를 부리던 세인이 다시 고개를 숙여 버렸다. 보고 싶었다. 기껏해야 이틀 정도 안 본 것 뿐인데 참 많이도 이주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러는 건가 싶었다.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져 세인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언제부터 있던 거예요?”'걱정스런 이주의 목소리에 마음이 뭉클해진 세인이 피식 웃으며 낮게 중얼거렸다.'“나도 울면 안아 줄 거예요?” '세인의 숙인 머리를 한참이나 내려다보던 이주가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아 한 손을 들어 세인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그래 줘야 할 것만 같았다. 위로해 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따뜻한 온기를 전해 주고 싶었다. 이주의 손길에 세인의 어깨가 들썩이는가 싶더니 세인이 손을 뻗어 이주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았다. 갑작스런 손길에 놀라 가방까지 떨어뜨린 이주가 세인의 어깨를 밀어내려다가 천천히 손을 내려 그의 등을 토닥여 줬다.'“괜찮아요. 괜찮아.”'한참이 지나고 울먹거림이 멈췄는데도 세인이 일어나지 않자, 이주가 살짝 그를 밀어냈다. 하지만 세인은 더 가깝게 이주의 허리를 안아올 뿐이다. '“저, 세인 씨. 세인 씨?”'“잠깐만요.”'“…….”'“잠깐만…… 있어 줘요. 가지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