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당신의 애를 가져도 될까요?'''나는 여자들의 신이야. 지나가는 그 어떤 여자의 마음도 다 가질 수가 있지. 모두가 나를 숭배하고 사랑해. 그런데 그 이상한 여자는 나를 숭배하기는커녕, 남자 알기를 우습게 아는데다가 내 존재조차 모르는 거야. 그리곤 허겁지겁 행위를 끝내자마자,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사라져버렸어. 그건 섹스가 아니라 고문이었어. 왜, 왜, 하필 내가 걸려든 거지? 왜 내가 그 여자의 고문상대자가 되었어야 했냐구! '『남자 주인공의 대사 中』'''남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힘이다. '힘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생의 질과 품격의 향상에 도움을 주는 몇 가지 것들만 간단히 추려보자면 이렇다. 재력과 권력, 학력과 실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력! '보너스로 180cm의 키에 적당히 섹시할 정도의 근육질이 뒤섞인 탄력 있는 몸매, 그리고 이 시대 트렌드에 걸맞은 꽃미남 마스크까지 타고났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 역시 또 다른 종류의 힘, 그러니까 일종의 능력이 아니겠는가. '반지야는 이 모든 힘과 재능을 겸비하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전위적인 패션 디자이너로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어머니와 가방과 패션잡화로 유명한 국내굴지의 회사 경영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유복하게 자라났으며 탄생 그 시점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 이유는 단연코 그의 특출난 외모 때문이었다. 뽀얀 피부와 또렷한 눈망울, 오뚝한 콧날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자라나면 참 많은 여자들을 울리겠구나, 하는 한숨 섞인 탄성이라고나 할까. '또 그 미소는 어떤가.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함박웃음을 짓는 아기라니. 아기천사가 따로 없었다. '덕분에 반지야는 똥 기저귀를 차고 엉금엉금 기던 시절부터 무수히 많은 사진을 찍혔다. 우는 모습, 웃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자는 모습, 트림하는 모습 등등. 이루 셀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플래시를 받았다. 그의 미소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그 즉시 아기와 홀딱 사랑에 빠졌고, 한번만 안아보게 해달라고 보채기 일쑤였다. 덕분에 그의 엄마와 아빠는 골머리를 앓았다. 그 청을 거절하기도, 허락하기도 아주 애매했기 때문이었다. '아기 한번 안아보게 하는 걸 가지고 뭘 그렇게 고민하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한 두 명이 아닌 하루에도 수십 명이 부탁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렇다면 그의 부모가 왜 그렇게 골치아파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번은 낯선 사람이 안아보다가 아기를 떨어뜨려 크게 다칠 뻔 한 적도 있었다. 그 이후론, 부모와 일가친척을 제외한 사람들은 두 번 다시 그를 안아볼 수 없었다. '그의 모델경력은 생후 4개월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모 분유광고에서 입안이 환히 드러날 만큼 활짝 웃는 그의 귀여운 사진은 한때 전국의 식품매장과 마트에 쫙 깔렸었다. 첫 데뷔부터 또래에게 대중적인 어필을 하며 활동을 시작한 셈이었다. '3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TV 아역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8살이 되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연기를 했고, 또릿또릿하게 잘생긴 외모 덕에 수많은 또래 친구들의 사랑과 질투와 시샘을 한 몸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