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미치겠네.”'올해 한국대학교 의대에 입학을 해 새내기 대학생이 된 난주는 엊그제 신입생 환영회라는 명목 하에 마신 술로 인해 아직도 숙취와 복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명색은 신입생 환영회였는데, 실제로는 신고식이나 다름없는 무서운 자리였기에 마시지 못한다고 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하늘같은 선배들이 주는 술잔을 넙죽넙죽 받아 마신 결과, 난주는 벌써 이틀 내내 복통을 동반한 설사로 인해 고생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으흐.”'요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잔뜩 찡그린 얼굴로 배를 어루만지고 있던 난주는 도저히 더는 참을 수 없다는 판단에 발치에서 쭈그리고 앉아 모래 놀이를 하고 있는 조카 종하를 불렀다.'“종하야!”'뽀글거리는 파마머리 양쪽에 예쁜 분홍색 나비 모양의 핀을 꽂은, 이제 막 네 살이 된 종하가 고개를 들어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이모를 올려다보았다.'“응?”'종하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몸을 구부리려던 난주는 전쟁이 난 것처럼 콰르릉 요란한 소리를 내며 통증을 일으키는 배로 인해 더는 몸을 구부리지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힘겹게 어린 조카를 바라보았다. '“이모 잠깐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알았지?”'종하가 눈을 빛내며 쫑알거렸다. '“이모, 응가 마려워?”'“그게 그러니까…….”'아니라고 둘러대려는 난주를 네 살 난 종하는 다 안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그래! 이모…… 윽!”'또다시 엄습하는 복통으로 인해 난주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이를 악물었다. 한계에 다다랐는지 엉덩이에 절로 힘이 들어갔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김종하!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어디 가면…… 절대…… 안 돼!”'“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