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습니다. ' 같은 고아원에서 자라 서로에게 부모가 되고 형제, 자매가 되고 친구가 된 이들…….' 사랑한다는 말이 가벼울 만큼 서로에게 깊이 각인된 사람들.' 그들은 함께 있기 위해 잠시의 이별을 택했습니다. 여자에게서 대학 진학의 기회를 양보 받은 남자가 성공을 위해 서울로 상경했던 것이지요. ' 여자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 서로에게 남편과 아내가 되어 한 번도 가져 본 적 없던 가족을 이루는 꿈.' 한해 두 해, 세 해…… 여자의 애틋한 가슴속에서 시간은 무심히 흘러갔습니다.' 코끝에 진하게 맴돌던 그의 향기가 조금씩 옅어지는 것을 느꼈을 때,' 둘이 뛰어 놀던 벌판을 더 이상 홀로 거닐기 힘들어 졌을 때,' 여자는 결심합니다. 조금 더 힘들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곁에서 힘들어 할 거라고…….' 그녀는 그에게 달려갔습니다. ' 두 팔을 활짝 벌려 넓은 품으로 그녀를 안아주어야 할 남자.' 그러나 웬일일까요? 무겁게만 느껴지는 그의 두 팔은,' 그녀를 안고 있어도 어둡게만 느껴지는 표정은…….' 막연한 불안감은 곧 실체를 드러냅니다.' 자신에게는 없는 세상의 힘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 지난 삼 년간 그의 옆에 있었다는 그 녀.' 그녀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 이젠 내가 당신보다 이 남자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아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