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를 향한 영혼의 울림 [心腸(심장)] '''''''비가 온다. 하늘이 우는 것일까? 아님 구름이 우는 것일까? '아침부터 내린 투명한 비는 오후가 되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렸다. 보슬보슬 잔잔히 내렸던 비는 어느새 양이 많아지며 굵게 내렸다. 나무에 붙은 이파리는 그 거친 비에 맞아 아파하며 톡톡 흔들리고, 땅에서 몸을 보인 작은 풀들도 비에 맞으며 흔들렸다. 황토색의 땅은 진한 갈색으로 변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분명히 검게 변할 것이 분명했다. 저렇게 비는 투명하고 맑아 보이지만 너무나도 무서운 것이었다. 초록 잎들을 괴롭히고, 땅의 고유의 색을 어둡게 만들어 버리니까. 열린 창문을 통해 침상에 앉은 채 기둥에 머리를 기대고 바라보는 연의 눈은 건조했다. 저렇게 젖은 비가 흘러내리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비가 그녀를 대신해서 흘려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잎을 아프게 하고 땅을 검게 물들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그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렸단 생각이 연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가슴에 난 상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은 상처 따위는 아프지 않았다. 고통은 따랐지만 그것은 그의 말처럼 잠깐, 아주 잠깐이었다. 단지 오랫동안 후유증이 남았다. 그것은 오지 않는 임에 대한 그리움이었고 그의 상처이다. 문득 그때가 생각이 났다. 잠시 떠났던 그가 돌아오는 날, 혼인할지도 모르는 그를 기다리는 그 날. 누각. 전보다 더 예쁘게 치장을 하고 예쁜 옷도 장만하여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었다. 그때처럼 그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틀어 올리고 예쁜 비녀로 꾸며야 하는 머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길게 늘어트려 한 쪽 어깨로 끈으로 묶어 넘겨놓고, 옷은 화려한 색으로 감싼 옷이 아닌 수채화로 물든 옷으로 입고 있다. ''''''12. 용을 사랑한 소녀의 구혼 [愛(애)]''13. 과거현재진행형[反復(반복)]''14. 사랑하는 그[慰勞(위로)]''15. 뒤틀린 그들의 사랑 [運命(운명)]''16. 황제의 보물에게 손을 뻗다 [呪術(주술)]''17. 사계절 중 겨울만이 그들을 질투했다[慾望(욕망)] ''18. 생명과 희열의 사이 [毒藥(독약)]''19. 이곳에서는 황제를 사랑할 수 없다 [破滅(파멸)]''20. 사라진 용, 그러나 남겨진 비늘 [痕迹(흔적)]''에필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