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곳적부터 신들에게 선택받은 종족이 있었다. '애(愛)화(花)족.'그들의 선한 마음씨와 곱디고운 마음씨에 반해서 그 종족에게 다른 종족과는 다르게 시선이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그 종족을 시기하는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절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당했다.'주변 신들조차 그들에게 닥친 불행을 막지 못했다. 아니 인간계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신들의 간섭을 용납하지 못하는 금지된 선이 있었기에. 그 선을 넘는다는 것은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신들조차 흔적 없이 사그라진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속수무책이었다.'그 피비린내 나는 살육 와중에도 살 사람은 살았다.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그대로 운명의 수레는 굴러가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들이 시선을 한눈에 모았던 그분의 핏줄을…….''고귀하고 고귀한 아이야.'네게는 뭐라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지켜주지 못하고 이리 험한 꼴을 보였다는 것에 보답이라도 해 주어야겠구나.'네 비록 지금은 아기의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지만 어느 선에서는 네 자아가 깨어날 것이다. 그것이 깨지는 날이 바로 네 종족들의 울부짖음을 마무리하는 날이라 칭하겠다. '그때까지는 신들에게 부여받았던 네 힘을 묶어 둘 수밖에 없음을 이해 바란다. '훗날 네게도 반쪽이 나타난다면 너는 껍질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가 모두 끝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그 사람이 비록 악인이라고 할지라도 너는 벗어날 수가 없느니라.'그 반쪽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네 몸이니라. ''어머니께 전해 들었던 이 이야기들을 항시도 잊지 않고 기억 속에 차곡차곡 저장했다.'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갈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을 거라는 것은 자명한 일. 두려웠다. 지금으로선 자신의 앞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기에 더 겁이 나고 있었다.'“누굴까요? 제 반쪽이? 정말 악인일까요? 네. 그것에 대한 것은 확신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요. 그래도 저에게만은 선한 사람이었으면 합니다.”'선선한 바람결을 맞으며 그대로 나무 위에서 설핏 잠이 드는 량이었다.''“오늘은 여기서 쉬었다 가지.”'“존명.”'일사천리 움직이는 소수의 정예군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황제 폐하 자신이 손수 가르치고 훈련시킨 군사들이었다. 일당백은 기본이요, 어디서건 절대로 지지 않을 실력들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모진 고생에도 잘 따라와 준 병사들이 지금은 고맙게 느껴졌다.'“잠시 이곳이 정리되기 전에 쉬시죠?”'“여기는 소장들이 맡겠습니다. 그러니 폐하께서는 잠시…….”